미국 중견기업들이 지난해 납부한 관세액이 1년 사이 3배로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JPM체이스 인스티튜트는 9일(현지시간) 발표한 보고서에서 미국 중견기업들의 관세 납부액이 작년 한 해 동안 3배 증가했다고 밝혔다.

이번 분석 대상은 매출 1000만~10억 달러, 직원 500명 미만의 '중간시장'(middle market) 기업들이다. 이들이 고용한 근로자는 총 4800만 명에 달한다.

치 맥 JPM체이스 인스티튜트 사업연구 책임자는 "이들 기업의 사업 비용에 큰 변화가 생겼다"며 "중국과의 거래를 줄이고 아시아 다른 지역으로 이동하는 조짐도 보인다"고 말했다.

보고서는 추가 비용이 경제 전반에 어떻게 흘러가는지는 명시하지 않았다. 다만 관세를 미국 기업들이 납부하고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 이는 외국 기업이 관세를 부담한다는 트럼프 행정부의 주장에 반하는 것이다.

중견기업들은 관세 인상에 따른 추가 비용을 고객에게 전가하거나, 고용을 줄이거나, 수익 감소를 감수하는 방식으로 대응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보고서에 따르면 이들 기업의 대중국 결제액은 지난해 10월 대비 20% 감소했다. 다만 중국이 단순히 다른 국가를 경유해 상품을 수출하는지, 아니면 실제로 공급망이 이동한 것인지는 불확실하다고 보고서는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평균 관세율을 2.6%에서 13%로 대폭 인상했다. 뉴욕연방준비은행 연구진에 따르면 철강, 주방 캐비닛, 욕실 세면대 등 일부 품목에 대해서는 국가안보 차원의 관세를 부과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4월 '해방의 날'(Liberation Day) 행사에서 의회를 우회해 경제 비상사태를 선포했다. 전 세계 대부분 국가로부터 수입되는 상품에 기본 관세를 부과했다.

높은 관세율은 금융시장 패닉을 촉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관세율을 낮추고 여러 국가와 협상에 나서 새로운 무역 체계를 마련했다. 연방대법원은 트럼프 대통령이 경제 비상사태 선포로 법적 권한을 초과했는지 여부에 대해 조만간 판결을 내릴 예정이다.

한편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케빈 해싯 위원장은 지난 8일 뉴욕연준의 관세 부담 연구에 대해 "연준 역사상 최악의 보고서"라며 "관련자들은 징계를 받아야 한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뉴욕연준 연구진은 트럼프 관세 부담의 약 90%가 미국 기업과 소비자에게 전가됐다고 분석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2024년 대선에서 물가 안정 공약으로 당선됐다. 그러나 그의 관세 정책은 유권자들의 물가 부담 불만을 키우고 있다. 일부 경제학자들은 관세로 인해 소비자 물가가 그렇지 않았을 경우보다 약 0.8%포인트 높아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