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에너지부가 전기차의 석유등가 연비 계산에 사용되는 핵심 요소를 삭제하는 최종 규칙을 발표했다.
에너지부 산하 핵심광물·에너지혁신국은 19일(현지시간) 연방관보를 통해 석유등가계수 산정 시 연료함량인자를 제거하는 잠정 최종 규칙을 공표했다고 밝혔다.
이번 조치는 제8연방순회항소법원이 지난해 9월 연료함량인자 포함이 에너지부의 법적 권한을 초과했다고 판결한 데 따른 것이다.
석유등가계수는 환경보호청이 자동차 제조사들의 기업평균연비 기준 준수 여부를 계산할 때 전기차에 적용하는 수치다.
에너지부는 "연료함량인자는 법적 근거가 부족하다"며 "법원 판결과 일치하도록 즉시 제거한다"고 설명했다.
연료함량인자는 2000년 최종 규칙에서 1.0/0.15(약 6.67)로 설정됐다. 당시 에너지부는 이 인자를 포함해 전기차의 석유 대비 이점을 반영하고 제조사들의 전기차 생산을 장려하려 했다.
그러나 법원은 "에너지부가 이 인자를 정당화하기 위해 법 조항을 지나치게 광범위하게 해석했다"고 지적했다.
법원은 또 "의회가 전기차 생산을 장려할 의도였다면 법률을 그렇게 작성했을 것"이라며 "에너지부의 해석은 법적 권한을 넘어섰다"고 판시했다.
이에 따라 석유등가계수는 기존 8만2049 와트시/갤런에서 1만2307 와트시/갤런으로 대폭 낮아진다. 석유 구동 보조장치가 장착된 전기차의 경우 7만3844 와트시/갤런에서 1만1706 와트시/갤런으로 조정된다.
에너지부는 "연료함량인자 제거는 법적으로 불가피한 조치"라며 "법원이 이 인자가 법적 근거가 없다고 판결한 만큼 재량권이 없다"고 밝혔다.
에너지부는 또 "연료함량인자는 49 U.S.C. 32905에 규정된 액체·기체 대체연료 차량용 인자를 차용한 것"이라며 "그러나 이 조항은 전기차를 명시적으로 제외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에너지부는 2000년 최종 규칙 당시 다른 대체연료 차량과의 일관성을 이유로 동일한 인자를 적용했지만, 의회가 전기차를 다르게 취급하도록 의도했다는 점을 간과했다는 것이다.
한편 에너지부는 "석유등가계수 계산에 사용되는 다른 요소들도 2000년 이후 크게 변화했다"며 "추가 개정안을 조만간 제안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에너지부 관계자는 "국가 평균 전력 생산 효율과 연료 혼합 비율이 지난 20년간 크게 개선됐다"고 말했다.
이번 규칙은 2026년 2월 19일부로 즉시 발효되며, 에너지부는 3월 23일까지 의견을 접수한다.
에너지부는 "이번 규칙 개정으로 미국 소비자들에게 더 저렴한 차량을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며 "과도하게 평가된 전기차 연비 기준을 바로잡는 규제 완화 조치"라고 강조했다.
백악관 행정예산관리국은 이번 규칙을 행정명령 14192호에 따른 '규제 완화 조치'로 판단했다.
에너지부는 이번 조치가 행정절차법의 '정당한 사유' 예외에 해당한다고 판단해 일반적인 예고 및 의견수렴 절차 없이 잠정 최종 규칙을 발표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