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과 미국이 핵협상이 교착 상태에 빠진 가운데 군사력을 동원한 '포함외교'로 맞서고 있다.

미국 AP통신에 따르면 이란은 5일(현지시간) 러시아와 함께 오만만과 인도양에서 합동 군사훈련을 실시했다. 같은 날 미국의 제럴드 R. 포드 항공모함은 지중해 입구 인근 해역에 진입했다.

이란 국영 IRNA 통신은 "이번 훈련은 작전 조율 능력 향상과 군사 경험 교류를 목표로 한다"고 보도했다. 러시아의 스테레구시급 코르벳함으로 추정되는 함정이 최근 이란 반다르압바스 군항에서 목격됐다.

이란은 이번 훈련에서 대함 미사일 발사를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란 당국은 역내 조종사들에게 로켓 발사 경고를 발령했다. 중국은 과거 '안보벨트' 훈련에 참여했지만 이번에는 참가 여부를 확인하지 않았다.

추적 데이터에 따르면 포드 항모는 5일 정오 대서양의 모로코 해안에서 포착됐다. 항모는 지브롤터 해협을 통과해 지중해 동부에 배치될 가능성이 있다.

미국이 항모를 지중해에 배치할 경우 이란과의 분쟁 발생 시 이스라엘과 요르단을 보호할 수 있는 추가 항공 전력과 미사일 방어 능력을 확보하게 된다. 미국은 가자지구 이스라엘-하마스 전쟁 당시에도 이란의 공격에 대비해 해당 지역에 군함을 배치한 바 있다.

미국의 군함과 항공기 증강이 이란에 대한 즉각적인 공습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그러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선택할 경우 공격을 수행할 수 있는 능력을 제공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의 평화 시위 진압과 대규모 처형에 대해 레드라인을 설정했다. 하지만 지난 6월 이란-이스라엘 전쟁으로 중단됐던 핵 협상을 재개하면서 지금까지 공습을 유보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소셜미디어 X를 통해 "이란이 합의하지 않기로 결정한다면 미국은 고도로 불안정하고 위험한 정권의 잠재적 공격을 근절하기 위해 디에고가르시아와 페어포드 공군기지를 사용할 필요가 있을 수 있다"고 밝혔다. 이는 영국의 차고스 제도 향후 문제를 두고 모리셔스와의 합의를 압박하기 위한 발언이다.

이란은 지난주 세계 거래 석유의 5분의 1이 통과하는 페르시아만의 좁은 통로인 호르무즈 해협에서 실탄 사격 훈련을 실시했다.

한편 이란 국내에서는 보안군의 시위 진압으로 숨진 이들을 추모하는 40일 추도식이 이어지고 있다. 일부 추도 모임에서는 당국의 위협에도 불구하고 반정부 구호가 외쳐졌다.

테헤란의 거대한 베헤슈테 자흐라 공동묘지에서 추도식이 열렸다. 일부 참석자들은 민족주의 노래를 부르며 이란 신정체제에 반대하는 구호를 외쳤다고 목격자들과 소셜미디어 영상이 전했다.

시위는 지난해 12월 28일 테헤란의 역사적인 그랜드 바자르에서 이란 통화 리알화 폭락에 항의하며 시작돼 전국으로 확산됐다. 긴장은 1월 8일 이란의 망명 왕세자 레자 팔라비가 시위를 촉구하면서 폭발했다.

이란 정부는 시위 진압 사망자 수를 3천117명이라고 발표했다. 그러나 미국에 본부를 둔 이란인권활동가뉴스에이전시(HRANA)는 사망자가 7천 명을 넘어섰으며 더 많은 사망자가 우려된다고 밝혔다. 이 단체는 과거 이란 시위 관련 정확한 정보를 제공해온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