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구원이 대심도 지하공간 개발 증가에 따른 서울시 지하안전관리 정책방향을 모색한 보고서를 19일 발표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서울과 같은 대도시에서는 기존 지하 인프라가 매우 밀집해 있어 더 이상 얕은 심도에 추가 터널이나 인프라를 설치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이러한 개발 한계의 해소 전략으로 국내외에서 대심도 지하공간 개발이 증가하고 있다. 교통 혼잡 완화와 도시 경관 개선에 기여한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다.

다만 국내에서는 대심도 지하공간 개발이 동시다발적으로 추진되고 있으나 제도적 기반이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심도의 법적 정의, 개발에 따른 소유권 규정, 심도를 고려한 건설 및 관리 기준, 인프라 중첩으로 인한 분쟁 조정, 안전 및 환경 기준 등 제도적 제반사항이 대부분 부재한 실정이다.

서울연구원은 대심도 지하공간의 개발 사례 조사를 통해 설계·시공·유지관리 단계별 시사점을 도출했다.

설계 단계에서는 대심도 공사 특성에 맞는 사전 평가와 위험 관리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제시했다. 동시다발적 공사 간 상호 안전 확보를 위한 위험 관리 평가 등을 강화해야 한다는 것이다.

아울러 설계 단계부터 종합적 모니터링 시스템을 구축해 위험 요인을 예측·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시공 단계에서는 지반의 불확실성에 대비한 유연한 대응 체계를 마련하고 민원 우려가 많은 환경 측면의 관리기준을 강화해야 한다고 밝혔다.

유지관리 단계에서는 대심도 특성에 맞는 복합 재난 예방 및 대응 매뉴얼과 소방 대응 체계 강화 등 재난 대응력 확보가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지속적인 구조물 모니터링도 실시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관련 정책을 검토한 결과 국내 정책은 대심도 지하공간의 특성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고 시설별로 분절적으로 관리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서울연구원은 해외 정책을 벤치마킹해 대심도 지하공간 개발을 위한 통합 법률을 제정하는 등 체계적인 관리체계를 구축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장기적 안전관리를 위해 제도적 기반과 종합적 마스터플랜을 수립할 필요가 있다는 설명이다.

보고서는 안전·환경 분야의 고려사항을 도출하고 현재 국내 적용 현황 및 관련 기준, 관리체계 등을 조사했다. 전문가 의견을 수렴한 결과 모든 안건에서 '기준' 마련 필요성이 도출됐다.

서울연구원은 "지하공간 개발을 위한 안전과 환경 분야의 기준들이 지금도 존재하지만 대심도에 온전히 적용하기는 미흡하다"며 "개선 또는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일부는 명확한 기준 없이 발주처나 시공사의 판단으로 적용하고 있는 경우도 존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