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두라스의 신임 우파 정부가 쿠바와의 의료 협정을 돌연 취소하면서 168명의 쿠바 의료진이 온두라스를 떠났다.

AP통신에 따르면 쿠바 의료진은 4일(현지시간) 온두라스 제2의 도시 산페드로술라 공항을 출발해 쿠바 아바나로 향했다.

온두라스 정부는 해당 의료 프로그램이 내부 규제 요건을 충족하지 못했다고 철수 이유를 설명했다. 이번 조치는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지지를 받은 나스리 아스푸라 온두라스 대통령이 취임한 지 두 달 만에 이뤄졌다.

쿠바 의료진은 2024년 시오마라 카스트로 전 온두라스 대통령의 좌파 정부와 미겔 디아스카넬 쿠바 대통령 간의 협력 협정에 따라 온두라스에 파견됐다. 쿠바 의사들은 아마존과 중미 등 기본 의료 인프라가 부족한 중남미 농촌 지역에서 중요한 역할을 해왔다.

사무엘 산토스 온두라스 의사협회장은 AP통신에 "이 프로그램은 연대 차원의 의료 지원이 아니라 비즈니스였기 때문에 온두라스의 국익을 고려해 협정을 중단했다"고 밝혔다. 그는 쿠바 의사, 간호사, 전기기사, 검안사 등이 매월 1600~2500달러(약 230만~360만원)의 급여와 주거지, 유급 휴가, 항공권 등을 제공받았다고 덧붙였다.

산토스 회장은 쿠바 의료진의 빈자리를 온두라스 의사들이 채울 것이라며 의료 서비스 발전에 아무런 영향이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번 철수는 미국이 쿠바 정부를 고립시키고 정권 교체를 촉구하는 가운데 발생했다. 마르코 루비오 미국 상원의원은 지난주 쿠바의 의료 프로그램을 "인신매매의 한 형태"라고 비판한 바 있다.

다만 온두라스 관리들은 미국의 압박으로 프로그램을 취소했다는 주장을 일축해 왔다.

후안 로포르테 온두라스 주재 쿠바 대사는 "온두라스 정부의 주권적 결정"이라며 "더 이상 필요하지 않다면 서비스를 중단할 권리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아스푸라 대통령 당선 이후 온두라스 정부와 대화한 적이 없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