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법원이 트럼프 행정부 시절 불법적으로 징수한 관세를 수입업자들에게 환불하라고 명령했다.

로이터통신은 4일 리처드 이튼 미국 국제무역법원 판사가 미국 정부에 수십억 달러 규모의 관세 환불 절차를 시작할 것을 지시했다고 보도했다. 이는 지난달 미국 연방대법원이 해당 관세 징수를 불법으로 판결한 데 따른 후속 조치다.

이튼 판사는 관세국경보호청(CBP)에 관세를 부과하지 않은 상태로 수입품의 통관 비용을 확정하라고 명령했다. 환불 금액에는 이자도 포함해야 한다고 명시했다.

미국 정부는 국제긴급경제권한법(IEEPA)을 근거로 1300억 달러(약 187조2000억원) 이상의 관세를 징수했다. 이는 과거 트럼프 행정부 무역 정책의 핵심이었다.

CBP는 법원 제출 서류를 통해 관세 없이 통관 비용을 확정하는 작업은 전례 없는 규모라고 주장했다. CBP는 7000만 건 이상의 수입 신고를 수동으로 검토해야 할 수 있다며 대안 마련에 최대 4개월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이튼 판사는 CBP가 이미 일상적으로 환불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수입업자가 예상 관세를 초과 납부했을 때 환불하는 기존 시스템을 활용해 프로그램을 수정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튼 판사는 오는 7일 청문회를 열고 CBP의 환불 계획 진행 상황을 점검할 예정이다. 국제무역법원 수석판사는 이튼 판사가 관세 환불 관련 사건을 전담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명령은 아트머스 필트레이션(Atmus Filtration)이 제기한 소송 과정에서 나왔다. 이 회사는 약 1100만 달러(약 158억4000만원)의 불법 관세를 납부했다고 주장했다. 현재 무역법원에는 관세 환불을 요구하는 소송이 약 2000건 접수됐다.

불법 관세를 납부한 수입업자는 30만 명이 넘는 것으로 파악됐다. 이들 대부분이 중소기업이라 복잡한 소송이나 행정 절차를 거치면 환불을 포기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왔다.

이튼 판사는 개별 사건을 모두 심리하는 대신 수입업자들이 불법 부과된 관세를 쉽게 청구할 수 있는 일괄적인 방법을 마련하기를 원한다고 설명했다.

라이언 마제루스 전 상무부 고위 관리는 "이번 명령은 모든 수입업자가 환불받을 권리가 있다는 포괄적인 접근 방식을 강력히 시사한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