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은행 디지털화폐(CBDC) 발행을 금지한 미국의 '지니어스법'이 오히려 스테이블코인을 통한 정부의 금융 감시를 강화할 수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

가상화폐 전문 매체 비인크립토는 5일(현지시간) 브라운스톤 연구소의 에런 데이 연구원을 인용해 이같이 보도했다. 지니어스법은 지난해 7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대선 공약에 따라 연방준비제도(Fed)의 CBDC 발행을 원천 차단하기 위해 제정됐다.

데이 연구원은 스테이블코인과 CBDC가 발행 주체만 다를 뿐 정부가 개입하는 순간 감시 수준은 동일하다고 지적했다. 제이미 다이먼 JP모건 최고경영자(CEO)가 발행하든 연준이 발행하든 실질적인 차이가 없다는 의미다. 그는 지니어스법을 사실상의 '백도어 CBDC'로 규정하며 의회가 스테이블코인을 통제할 수 있는 길을 열어줬다고 분석했다.

사생활 보호를 중시하는 이들은 정부가 자금을 프로그래밍하고 추적하며 검열할 수 있다는 점을 가장 크게 우려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전 세계 스테이블코인 거래 규모는 33조달러(약 4경7520조원)에 달했다. 데이 연구원은 "이는 비자카드의 결제 규모를 넘어서는 수준"이라며 "정부가 막대한 규모의 스테이블코인을 의회의 감시망 아래 둔 것"이라고 설명했다.

미국에는 이미 광범위한 금융 감시 시스템이 구축돼 있다. 1970년 제정된 은행비밀보호법(BSA)은 1만달러(약 1440만원) 이상의 은행 거래를 자동으로 재무부에 보고하도록 규정한다.

정부 기관이 법률 개정 없이도 감시 기준을 임의로 강화할 수 있다는 점도 우려를 낳는다. 미국 재무부 산하 금융범죄단속네트워크(FinCEN)는 지난해 3월 남서부 국경 지역의 자금 세탁을 막기 위해 특정 30개 우편번호 지역에서 200달러(약 28만8000원) 이상의 거래를 의무 보고하도록 지시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