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로코에서 수십 년간 헌신적인 교사로 존경받아온 79세 프랑스인 남성이 50년 이상 북아프리카 여러 국가에서 89명의 소년을 성폭행한 혐의로 프랑스에서 조사받고 있다고 AP통신이 1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프랑스 그르노블 검찰에 따르면 자크 르뵈글은 1974년부터 모로코, 알제리 등지에서 13~17세 소년들을 상대로 성범죄를 저질렀다. 말기 암을 앓던 어머니와 92세 고모를 살해한 사실도 인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범행은 르뵈글의 친척이 USB 드라이브에서 15권 분량의 디지털 회고록을 발견해 당국에 넘기면서 드러났다. 에티엔 망토 그르노블 검사는 AP통신에 프랑스 수사당국이 모로코로 건너가 증거를 수집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르뵈글은 1940년대 프랑스 안시에서 태어나 1955년 처음 모로코에 도착했다. 프랑스 대사관에서 근무한 아버지를 따라 프랑스 보호령 시절 모로코 수도에서 학교를 다녔으며, 이후 모로코 거주권을 취득했다.

모로코 헤니프라에서 그는 '자크 선생님'으로 불리며 새벽에 거리를 청소하고 무료 어학 수업을 제공했다. 아이들을 위한 작은 도서관을 운영하기도 했다. 아랍어와 모로코 방언은 물론 현지에서 널리 쓰이는 베르베르어 실하어까지 구사했다.

이웃 주민들은 르뵈글이 지역 프로젝트에 자금을 지원하고 일자리를 찾아주었으며 때로는 현금을 나눠주기도 했다고 증언했다. 일부 주민들은 그가 현지인들을 위해 집과 차량을 사주고 유럽 이민을 도왔다고 말했다.

검찰은 모로코에서만 12명 이상, 1960~1970년대 외국어 교사로 일했던 알제리에서 최소 2명의 아동을 성폭행한 혐의를 받고 있다고 밝혔다.

1960년대 후반 알제리 북부 학교에서 르뵈글에게 프랑스어를 배운 알리 부셈라는 AP통신에 "헌신적이고 매우 훌륭한 교사였다"며 "전혀 의심을 불러일으키지 않았다"고 회상했다.

모로코 아동보호단체 '내 아이를 건드리지 마세요' 나자트 안와르 회장은 "이 사건은 예외적으로 심각하며 당연히 깊은 분노를 불러일으킨다"고 말했다. 그는 "모로코 증인이나 피해자가 나선다면 민사 당사자로 소송에 참여할 준비가 돼 있다"고 덧붙였다.

안와르 회장은 "가해자들은 종종 교육이나 문화 활동을 통해 자신을 드러내고 존경받는 이미지를 만든다"며 "사회적·문화적 명성을 활용해 신뢰를 얻는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런 다음 정서적·사회적으로 취약한 상황에 있는 아이들을 표적으로 삼는다"고 강조했다.

프랑스 당국은 추가 피해자가 있을 것으로 보고 목격자에 대한 국제 공개수배를 발령했다. 모로코 당국은 아직 공식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헤니프라 라시리 지역 주민들은 검찰이 지난주 혐의를 공개한 이후 수치심을 느끼며 이사를 고려하고 있다고 AP통신에 전했다. 한 이웃은 이 소식으로 사람을 믿는 능력이 흔들려 5살 아들을 형제 집에서 재우는 것조차 거부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