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석유 공급 차단 압박 속에 쿠바 대부분 지역에서 대규모 정전이 발생했다.
4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쿠바 국영 전력회사(UNE)는 광범위한 정전 사실을 발표했다. 이날 수도 아바나를 포함한 쿠바 대부분 지역에 전력 공급이 끊겼다.
쿠바 국영 매체 쿠바데바테(Cubadebate)는 안토니오 기테라스 화력 발전소의 예기치 않은 가동 중단을 원인으로 지목했다. 이 발전소는 아바나에서 동쪽으로 약 100km 떨어져 있다. 이로 인해 서부 피나르델리오부터 동부 라스투나스 주에 이르는 지역의 전력이 차단됐다.
쿠바 에너지부는 동부 올긴 주에 있는 펠톤 1 발전소는 정상 가동 중이며 전력 복구 절차를 시작했다고 밝혔다. 이번 정전으로 쿠바 국영 TV 방송이 일시 중단됐다. 오후 1시 뉴스 방송은 30분 이상 지연됐다.
쿠바는 최근 몇 년간 만성적인 전력난을 겪고 있다. 미국이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 퇴진을 압박하며 주요 공급국인 베네수엘라의 원유 수출을 차단하자 쿠바의 전력난은 더욱 악화했다.
베네수엘라의 대체 공급처 역할을 하던 멕시코마저 미국의 관세 부과 위협에 쿠바행 석유 공급을 중단하겠다고 선언했다.
극심한 연료 부족으로 쿠바 정부는 쓰레기 수거와 대중교통 등 필수 공공 서비스를 제한적으로 운영하고 있다. 쿠바 정부는 현재의 경제 위기가 미국의 장기간에 걸친 경제 제재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잦은 순환 정전에 익숙해진 아바나 시민들은 대체로 차분한 반응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일부 상점과 교통 신호등은 태양광 패널이나 자체 발전기를 이용해 가동을 이어갔다. 아바나에 거주하는 엔지니어 아리안 멘도사는 로이터통신에 "전력망이 다운되는 것을 정상으로 여겨선 안 된다"고 지적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