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이 메모리 반도체 가격 급등에도 불구하고 보급형 기기의 가격을 동결하며 시장 점유율 확대에 나섰다.
4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애플은 최근 공개한 보급형 스마트폰 '아이폰17e'와 노트북 '맥북 네오'의 시작 가격을 각각 599달러(약 86만원)로 책정했다. 아이폰17e는 전작과 동일한 가격이며, 맥북 네오는 시장 예상치보다 낮은 수준이다.
이는 부품 원가 상승으로 수익성이 악화할 수 있음에도 경쟁사들을 압박하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프란시스코 제로니모 IDC 부사장은 "애플이 공격적인 태세를 취하고 있다"며 "메모리 위기를 시장 점유율 확대의 기회로 보고 있다"고 분석했다.
메모리 가격 상승은 중저가 기기를 판매하는 경쟁사들에 더 큰 타격을 줄 전망이다. 샤오미, 오포, 아너 등 중국 스마트폰 제조사들은 기기 가격 인상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가격 격차가 줄어들면서 안드로이드 기기 사용자들이 애플 제품으로 넘어올 가능성이 커졌다.
애플은 보급형 기기에서 발생하는 이익 감소를 프리미엄 제품의 가격 인상으로 상쇄할 계획이다. 애플은 최근 발표한 신형 맥북 프로와 맥북 에어의 가격을 올렸다. 전문가들은 올가을 출시 예정인 아이폰18 모델의 가격도 인상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인공지능(AI) 서버 수요 증가로 메모리와 저장장치 칩 가격이 오르면서 전 세계 스마트폰 시장이 타격을 입을 전망이다. IDC는 올해 전 세계 스마트폰 출하량이 13%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으며 PC와 크롬북 시장 역시 출하량이 11% 줄어들 것으로 내다봤다.
애플 역시 원가 상승의 영향을 피하기는 어렵다.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실적 발표에서 메모리 시장 가격이 크게 오르고 있다고 밝혔다. 번스타인 리서치는 올가을 출시될 아이폰18 프로 맥스의 제조 원가가 25% 상승할 것으로 추정했다.
마크 뉴먼 번스타인 리서치 애널리스트는 "전례 없는 메모리 부족 상황에서 애플은 메모리를 충분히 확보하지 못한 저가형 안드로이드 스마트폰 제조사들의 점유율을 빼앗을 독보적인 기회를 얻었다"고 설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