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차기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으로 케빈 워시 전 연준 이사를 공식 지명했다.

4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백악관은 이날 워시 전 이사의 연준 의장 지명안을 상원에 제출했다. 워시 지명자는 오는 5월 15일 임기가 끝나는 제롬 파월 현 의장의 후임으로 낙점됐다.

그는 지난해 9월 연준에 합류한 스티븐 미란 이사의 자리를 승계할 예정이다. 미란 이사 역시 트럼프 대통령이 임명한 인사로 금리 인하를 적극적으로 주장해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동안 금리 인하 속도와 폭을 두고 파월 의장을 공개적으로 비판해왔다. 그는 차기 연준 의장의 조건으로 차입 비용 인하에 대한 지지를 내세웠다. 워시 지명자는 인공지능(AI)이 주도하는 생산성 향상 덕분에 인플레이션을 자극하지 않고 금리를 내릴 수 있다는 입장을 밝혀왔다.

공화당이 다수당인 상원 은행위원회는 조만간 인준 청문회를 열 계획이다. 공화당 소속 위원들은 워시 지명자를 적임자로 평가하고 있다.

하지만 상원 인준 과정은 순탄치 않을 전망이다. 공화당 소속 톰 틸리스 상원의원은 법무부가 파월 의장을 상대로 진행 중인 조사가 종결될 때까지 모든 연준 인사 인준을 거부하겠다고 선언했다. 해당 조사는 파월 의장이 지난해 여름 상원 은행위원회에서 연준 건물 개보수와 관련해 한 증언을 대상으로 한다.

틸리스 의원은 이 조사가 연준의 정치적 독립성을 위협한다고 지적했다. 상원 은행위원회에서 공화당의 우위는 근소하다. 이런 상황에서 틸리스 의원이 반대표를 던지면 민주당의 반대를 극복하기 어렵다.

민주당 측 은행위원회 간사인 엘리자베스 워런 상원의원은 성명을 통해 워시 지명자가 트럼프의 꼭두각시에 불과할 것이라고 비판했다.

워시 지명자가 상원 인준을 통과하더라도 트럼프 대통령이 요구하는 금리 인하를 단행하기까지는 여러 장애물이 남아있다. 최근 고용 시장이 안정세를 보이고 인플레이션은 목표치를 웃돌고 있다. 이 때문에 다수의 연준 인사들은 금리 인하에 신중한 태도를 보인다.

여기에 5일째 이어지는 이란 무력 충돌로 국제 유가가 급등하면서 인플레이션 둔화 시점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졌다. 금융시장은 연준이 최소 오는 7월까지는 금리를 내리지 않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