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페테르 씨야르토 헝가리 외무장관과 만나 에너지 공급 방안을 논의했다. 4일(현지시간) AP통신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이날 모스크바에서 씨야르토 장관과 회담을 열고 러시아산 원유와 가스 공급 문제를 협의했다.

씨야르토 장관은 러시아산 에너지를 기존 가격으로 계속 공급받을 수 있도록 보장해달라고 요청했다. 이는 중동 전쟁과 드루즈바 송유관 가동 중단 사태에 따른 조치다. 그는 우크라이나가 정치적 이유로 헝가리행 송유관을 차단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푸틴 대통령은 "러시아는 항상 모든 의무를 이행해왔으며 앞으로도 그럴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다만 그는 모든 것이 러시아의 권한 내에 있는 것은 아니라고 덧붙였다.

앞서 우크라이나 정부는 송유관 차단 의혹을 부인했다. 우크라이나 측은 헝가리와 슬로바키아로 이어지는 해당 송유관이 러시아의 드론 공격으로 훼손됐다고 반박했다.

푸틴 대통령은 이날 회담에서 우크라이나군 소속으로 참전했던 헝가리계 포로 2명을 석방한다고 발표했다. 이는 빅토르 오르반 헝가리 총리가 전날 전화로 요청한 데 따른 조치다. 씨야르토 장관은 그동안 우크라이나가 서부 자카르파탸 지역에 거주하는 헝가리계 주민을 강제 징집한다고 비판해왔다.

이번 회담은 다음 달 헝가리 총선을 앞두고 열렸다. 오르반 총리는 친서방 노선을 내세운 중도 우파 야당 후보에게 지지율이 밀리자 우크라이나에 대한 공세를 강화하고 있다.

헝가리는 최근 우크라이나를 통과하는 원유 공급 중단을 이유로 유럽연합(EU)의 대러시아 추가 제재를 거부했다. 또한 원유 공급이 재개될 때까지 우크라이나에 대한 152조6400억원 규모의 EU 대출 지원도 막겠다고 예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