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행정부의 정책 지시에 반발한 검사들이 대거 사퇴하면서 미국 미네소타주 연방검찰이 마비 상태에 빠졌다. 그 결과 중범죄자들이 기소 취하로 석방되는 사태가 잇따르고 있다.
AP통신이 5일(현지시간) 보도한 바에 따르면 미네소타주 연방검찰의 검사 수는 트럼프 재집권 전 40여 명에서 현재 24명 미만으로 급감했다.
검사 대량 사퇴의 직접적 수혜자 중 한 명은 12차례 중범죄 전과를 가진 코리 앨런 맥케이(47)다. 맥케이는 임신한 여성을 목 졸라 폭행하고 사람의 턱 밑에 산탄총을 겨눠 발사한 전력을 포함해 30년에 걸친 폭력범죄 기록을 보유하고 있다.
그는 최대 25년형에 처해질 수 있는 메스암페타민 밀매 혐의로 다음 달 재판을 앞두고 있었다. 하지만 담당 검사가 퇴직하면서 기소가 취하됐고 지난달 31일 석방됐다.
마약 밀매 사건의 기소 취하는 맥케이만이 아니다. 연방검찰은 지난달 펜타닐 알약 7600정과 코카인 15파운드(약 6.8킬로그램) 등 대규모 마약을 소지한 혐의로 체포된 피고인에 대한 기소도 취하했다.
올해 1월 로체스터에서 차량 수색 과정에서 메스암페타민 3파운드(약 1.4킬로그램)가 발견돼 유통 공모 혐의로 기소된 남성의 사건도 기각됐다.
법원 기록에 따르면 연방검찰은 다른 주에서 검사를 차출하고 판사들에게 심리 연기를 요청하는 등 위기 모드로 운영되고 있다. 일부 사건은 기소 취하와 유죄협상을 통해 종결시키려 하고 있다.
검사들의 사퇴는 지난해부터 시작됐다. 여러 검사가 트럼프 신행정부 출범 후 업무 방식이 달라질 것을 예상하고 떠나기 시작했다고 익명을 요구한 전직 연방검사는 전했다.
사퇴가 가속화된 것은 트럼프 행정부가 특정 수사를 차단한 이후다. 법무부 정치 임명직들은 지난 1월 7일 이민세관단속국(ICE) 요원 조너선 로스가 레니 굿을 총격 살해한 사건에 대한 주·연방 합동 수사를 중단시켰다.
트럼프 관계자들은 굿을 "국내 테러리스트"로 규정하고 로스가 정당방위로 발포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검찰 내부에서는 이를 살인으로 볼 여지가 있다고 판단했다.
검사들은 또 이민 사건에 업무 역량의 대부분을 할애하라는 지시와 이민세관단속국이 법원 명령을 반복적으로 위반해 판사들을 분노케 한 점에 불만을 품었다.
지난주 공개된 서한에서 미네소타주 전·현직 연방검사 8명은 "그들은 양심상 자신들이 목격한 일에 참여할 수 없었다"고 밝혔다.
지난달 떠난 검사 중에는 조 톰프슨 전 검사장 권한대행과 해리 제이콥스 형사부장도 포함됐다. 톰프슨은 대형 사기 수사로 유명한 법무부 베테랑이다. 그와 제이콥스는 3억 달러(약 4200억 원) 규모의 '피딩 아워 퓨처' 사기 사건을 적발한 바 있다. 이 사건에서는 75명 이상이 코로나19 시대 아동 영양 프로그램을 사취한 혐의로 기소됐다.
숙련된 검사가 떠날 때마다 리더십은 해당 검사의 사건 부담을 평가하고 남은 직원에게 얼마나 재배정할 수 있는지, 어떤 사건을 자원 부족으로 포기할지 결정해야 한다.
존 마티 미니애폴리스 변호사는 "그 결과 위험한 사기범, 성범죄자, 폭력 조직, 마약 밀매범을 표적으로 삼는 능력이 감소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2015년까지 연방검찰에서 오랫동안 사기 검사로 근무했다.
클레이 카운티의 마크 엠프팅 보안관은 "그곳에서 모두가 떠나면서 주 전역의 모든 사람에게 어려움을 주고 있다"며 "그들이 검찰을 재건하고 이런 사건들을 다시 다루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맥케이의 변호인 진 브랜들은 결과는 의뢰인의 승리였지만 법무부에서 40년을 근무한 홀렌호스트 검사의 퇴직은 "엄청난 손실"이라고 말했다.
그는 "그는 매우 훌륭한 검사였다"며 "그는 합리적이었고 우리 의뢰인들을 단순한 숫자가 아닌 인간으로 봤다"고 덧붙였다.
법무부와 연방검찰은 논평 요청에 응하지 않았다. 검찰의 전 대변인 멜린다 윌리엄스 검사도 떠난 사람들 중 한 명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