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 162개 반담배 및 보건 단체가 포뮬러원(F1)에 담배 회사의 니코틴 파우치 후원 금지를 촉구했다.

4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이들 단체는 F1 상업권 보유자와 파트너사들에 서한을 보내 담배 회사의 후원이 F1의 청소년 시청자 확대 기조와 모순된다고 지적했다.

필립모리스인터내셔널(PMI)과 브리티시아메리칸토바코(BAT)는 각각 스쿠데리아 페라리와 맥라렌 F1 팀을 후원하고 있다. 이들은 자사의 니코틴 파우치 브랜드인 진(Zyn)과 벨로(Velo)를 홍보하고 있다. 진은 지난해 12월 페라리와 파트너십을 확대해 차량 디자인에 브랜드를 노출했다. 벨로 역시 드라이버 유니폼과 차량에 로고를 새겼다.

보건 단체들은 F1의 청소년 시청자가 급증하는 상황에서 이러한 후원이 부적절하다고 비판했다. 2023년 발표된 자료에 따르면 미국과 유럽연합(EU)에서 F1을 시청하는 8~12세 어린이는 약 400만명에 달한다. F1은 디즈니, 레고, 핫휠 등 청소년 친화적 브랜드와 협력하며 젊은 시청자층을 확보해왔다.

'담배 없는 아이들을 위한 캠페인' 등은 서한에서 "담배 회사들은 F1이 유치하려는 젊은 층을 동일하게 노리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디즈니와 레고 등 F1 파트너사들에도 니코틴 파우치 후원 금지를 요구하는 서한을 보냈다. 욜론다 리처드슨 담배 없는 아이들을 위한 캠페인 최고경영자(CEO)는 "젊은 층을 일찍 중독시켜 평생 중독자로 만드는 것이 그들의 목표"라고 지적했다.

담배 회사들은 마케팅 대상이 성인이라고 반박했다. PMI 대변인은 "성인 소비자들도 스포츠 행사에 참석하며 우리는 그들이 있는 곳으로 갈 것"이라고 밝혔다. BAT는 맥라렌 관련 활동이 규정을 준수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F1 그룹 역시 관련 법률을 모두 준수하고 있다는 입장을 전했다.

전문가들도 스포츠 후원을 통한 니코틴 파우치 홍보에 우려를 표했다. 칼 에릭 룬드 노르웨이 공중보건연구소 수석연구원은 니코틴 파우치가 일반 담배보다 덜 해롭지만 위험이 없는 것은 아니며 과거 흡연자만을 대상으로 해야 한다고 분석했다. 켄 워너 미시간대 공중보건대학원 명예교수는 "자동차 경주가 청소년의 관심을 끈다는 사실을 회사들이 이용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