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연합(EU)이 역내 저탄소 기술 제조업을 보호하기 위한 새로운 법안을 내놨다.
4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스테판 세주르네 EU 집행위원은 이날 '산업 가속화법'을 발의했다. 값싼 중국산 제품에 맞서 유럽 기업의 경쟁력을 높이려는 조치다.
이 법안은 풍력 터빈과 전기차 배터리 등 저탄소 산업의 인허가 절차를 간소화하는 내용을 담았다. 공공조달 과정에서 저탄소 및 역내 생산 부품 사용을 의무화하는 규정도 포함했다. 철강 제품의 탄소 집약도를 표시하는 녹색 라벨 제도도 도입하기로 했다.
전기차와 배터리 등 신흥 산업에서 막대한 생산 능력을 보유한 외국 기업의 투자에는 안전장치를 마련했다. 1억유로(약 1671억원)를 초과하는 투자의 경우 전체 직원의 50% 이상을 EU 내에 두도록 했다. 최종 제품 부품의 30% 이상을 유럽 내에서 조달해야 한다는 조건도 신설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조치의 주요 표적이 중국이라고 분석했다. 루카 피코티 오세르바토리오 골든 파워 연구원은 "국가 안보를 이유로 한 투자 심사는 주로 중국 투자자를 겨냥해 왔다"고 설명했다. EU 집행위원회는 지난 2월 중국 풍력 터빈 제조업체 골드윈드를 심층 조사하는 등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다.
세주르네 위원은 "아무 조치도 하지 않으면 곧 청정 기술의 100%가 중국에서 생산될 것"이라며 "향후 몇 년 안에 시멘트와 철강 산업이 완전히 해외로 이전될 가능성도 있다"고 경고했다.
EU와 무역 협정을 맺은 특정 국가는 신뢰할 수 있는 파트너로 지정될 수 있다. 이들 국가에서 생산된 부품은 EU 역내 생산과 동등하게 인정받아 공공 자금 지원 대상이 된다. 해당 법안은 향후 EU 회원국과 유럽의회의 협상을 거쳐 확정될 예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