앨버트 불라 화이자 최고경영자(CEO)가 미국 식품의약국(FDA) 내 백신 규제 총괄 책임자를 공개적으로 비판했다.

4일(현지시간) 미국 바이오 매체 피어스바이오텍(FierceBiotech)에 따르면 불라 CEO는 TD 코웬 헬스케어 콘퍼런스에서 이같이 밝혔다. 화이자는 지난해 백신 부문에서 15조8400억원의 매출을 올린 주요 백신 제조사다.

불라 CEO는 비나이 프라사드 FDA 생물의약품평가연구센터(CBER) 소장을 겨냥해 직격탄을 날렸다. 그는 "CBER 리더십에 문제가 있다"며 "현재 소장은 실무진의 권고를 따르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다만 실무진과의 관계는 여전히 굳건하다고 선을 그었다. 불라 CEO는 "수십 년간 협력해 온 전문 관료들과는 매우 생산적인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최근 규제 당국의 결정에도 화이자의 백신 전략이나 장기 투자 계획은 수정하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프라사드 소장은 최근 독단적인 결정으로 논란을 빚은 바 있다. 의학 매체 스탯(Stat)에 따르면 지난달 FDA가 모더나의 독감 백신 승인 신청을 반려할 당시 프라사드 소장이 심사관들의 의견을 묵살한 것으로 나타났다. FDA는 일주일 뒤 모더나가 신청서를 수정하자 이를 다시 접수했다.

미국 보건 당국의 백신 정책은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출범 이후 급격한 변화를 겪고 있다.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지난해 12월 뚜렷한 과학적 근거 없이 소아 백신 7종을 보편적 권고 목록에서 제외했다.

불라 CEO는 현 정부의 보건 정책에 대해 비판적인 목소리를 내왔다. 그는 로버트 F. 케네디 주니어 보건복지부(HHS) 장관을 반과학적 인물로 규정했다. 지난 1월 세계경제포럼(WEF)에서는 "암 치료제와 관련해서는 생산적인 논의가 가능하지만 백신 문제에 있어서는 종교와 같은 맹신이 존재한다"고 꼬집었다.

불라 CEO는 최근의 규제 결정들을 비정상적인 상황으로 평가했다. 그는 "이러한 변칙은 스스로 바로잡힐 것"이라며 "우리가 광견병 백신 발견 이전 시대로 돌아가지는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