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제약·화학기업 바이엘(Bayer)이 제초제 '글리포세이트' 관련 소송 비용 부담으로 지난해 36억2000만 유로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4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바이엘은 2023년 회계연도 실적 발표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이는 전년도 순손실 25억5000만 유로에서 적자 폭이 확대된 수치다. 대규모 적자의 주된 원인은 약 60억 유로에 달하는 소송 관련 특별 비용이다. 바이엘은 2018년 미국 농업기업 몬산토(Monsanto)를 인수하면서 글리포세이트의 발암 위험성과 관련된 대규모 소송을 떠안았다. 글리포세이트 및 기타 소송과 관련해 쌓아둔 충당금은 118억 유로에 달한다.

빌 앤더슨 바이엘 최고경영자(CEO)는 올해가 소송 부담을 지는 핵심적인 해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바이엘은 올해 소송 합의금으로 약 50억 유로를 지출할 예정이다. 이에 따라 15억~25억 유로의 잉여현금흐름 적자를 예상했다. 순부채는 지난해 298억 유로에서 올해 320억~330억 유로로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바이엘은 환율 효과를 반영한 올해 예상 매출을 440억~460억 유로로 제시했다. 조정 감가상각전영업이익(EBITDA)은 91억~96억 유로로 예상했다. 이는 애널리스트들의 전망치인 96억7000만 유로를 밑도는 수준이다. 이날 바이엘 주가는 독일 닥스(DAX) 지수에서 약 3% 하락했다.

바이엘은 소송 리스크를 줄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최근 앤더슨 CEO는 향후 21년간 최대 72억5000만 달러(약 10조4400억원)를 지급하는 합의안을 발표했다. 해당 합의안은 현재 법원의 승인을 기다리고 있다. 미국 연방대법원의 판결도 중대 변수다. 미국 환경청(EPA)이 글리포세이트를 발암물질로 지정하지 않았음에도 주법에 따라 경고문 부착 의무를 물을 수 있는지에 대한 대법원 결정이 오는 6월 하순 나올 예정이다.

재무 부담을 완화하기 위한 구조조정도 진행 중이다. 앤더슨 CEO는 "조직이 훨씬 평평하고 슬림해졌다"며 "관리직의 3분의 2를 줄였다"고 설명했다. 바이엘은 지난해 4700명 이상의 인력을 감축해 전체 직원 수를 약 8만8000명으로 줄였다. 바이엘은 올해 말까지 총 20억 유로의 비용 절감을 목표로 하고 있다.

한편 주주들에게는 전년과 동일하게 주당 11센트의 법정 최소 배당금만 지급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