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글로벌 채권 시장이 직면한 가장 큰 위험 요소로 인플레이션을 지목했다.
4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카르미네 디 노이아 OECD 금융·기업업무국장은 연례 부채 보고서 발표를 앞두고 진행한 인터뷰에서 이같이 밝혔다. 그는 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 공습 이후 에너지 가격이 급등하면서 채권 시장이 새로운 스트레스 테스트를 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번 주 국제 유가는 16% 상승했다. 에너지 가격 상승세가 지속될 경우 인플레이션 우려가 커지면서 국채 금리가 급등했다. 디 노이아 국장은 높은 차입 비용과 자금 조달 수요를 고려할 때 금리 상승은 채권 시장에 더 큰 압박을 가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OECD는 올해 전 세계 정부와 기업의 차입 규모가 29조달러(약 4경1760조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지난해 25조달러(약 3경6000조원)를 넘어선 수치다. 신규 발행 채권의 만기가 짧아지는 추세 속에서 금리 상승은 이러한 현상을 더욱 심화시킬 수 있다.
2025년 기준 OECD 회원국의 차환 목적 차입액은 사상 최대인 13조5000억달러(약 1경9440조원)로 전체 차입의 80%를 차지할 전망이다. 단기 부채 비중이 늘어나면서 금리 상승이 이자 비용 증가로 빠르게 이어질 위험이 커졌다. 특히 향후 3년 내 부채의 3분의 1 이상이 만기를 맞는 신흥국 시장이 취약한 것으로 나타났다.
인공지능(AI) 기업들의 대규모 자금 조달이 회사채 시장의 구조를 바꿀 수 있다는 분석도 나왔다. 보고서는 9개 주요 하이퍼스케일러(대규모 클라우드 컴퓨팅 서비스 제공업체) 기업이 2030년까지 4조1000억달러(약 5904조원)의 자본 지출을 필요로 한다고 분석했다. 이들이 필요 자금의 절반을 채권 시장에서 조달할 경우 글로벌 회사채 발행 물량의 15%를 차지하게 된다.
이들 기업은 글로벌 주식 시장 시가총액의 12%를 차지하고 있다. 디 노이아 국장은 주식 시장과 채권 시장의 동조화 현상이 심화하면 투자자들의 위험 분산이 어려워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AI 인프라 구축에는 2030년까지 약 5조달러(약 7200조원)의 추가 투자가 필요할 전망이다. OECD는 17조2000억달러(약 2경4768조원) 규모의 글로벌 비금융 회사채 시장이 이처럼 막대한 신규 공급 물량을 소화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경고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