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거래위원회가 설탕 가격 담합 혐의로 국내 제당 3사에 총 4천억원대 과징금을 부과하면서 해당 업체들의 단기 수익성 악화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한국기업평가는 19일 발표한 보고서에서 "제당 3사의 단기 수익성 악화 및 현금흐름 저하가 불가피하지만 업체별 영향 수준은 차별화될 것"이라고 밝혔다.
공정위는 지난 12일 씨제이제일제당, 삼양사, 대한제당 등 3개 설탕 제조판매업체가 음료·과자 제조사 및 대리점 등에 판매하는 설탕 가격의 인상·인하 폭과 시기를 합의해 실행한 혐의에 대해 총 4천83억원의 과징금(잠정)을 부과했다고 밝혔다.
업체별로는 씨제이제일제당이 1천507억원, 삼양사 1천303억원, 대한제당 1천274억원을 각각 부과받았다. 이는 그간 공정위가 담합 사건에 부과한 과징금 중 총액 기준 두 번째로 큰 규모이며, 업계 사업자당 평균 부과금액 기준으로는 최대 금액에 해당한다.
공정위 보도자료에 따르면 3개 제당업체는 2021년 2월부터 2025년 4월까지 총 8차례에 걸쳐 설탕 판매가격 변경의 폭과 시기 등을 합의했다.
원당가격이 오르는 시기에는 원가상승분을 신속히 가격에 반영하기 위해 공급가격 인상 시기와 폭을 합의해 가격 인상을 단행했다. 원당가격이 내리는 시기에는 원가하락분을 더 늦게 가격에 반영하기 위해 원당가격 하락 폭보다 설탕가격을 더 적게 인하하고 인하시기를 지연시켰다.
한국기업평가는 "씨제이제일제당은 안정적인 영업현금창출능력과 축적된 자본완충력을 고려할 때 단기적으로 신용도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씨제이제일제당은 2025년 잠정실적 발표를 통해 자회사의 유무형자산 손상, 과징금 충당부채 설정 등과 관련해 1조145억원의 영업외비용이 발생했다고 공시했다. 이번에 부과된 과징금은 해당 충당부채 설정에 반영된 것으로 파악된다.
삼양사의 경우 과징금 부과로 현금흐름 저하가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삼양사에 대한 과징금 1천303억원은 2025년 3분기 연결기준 누적 EBITDA의 80.2% 수준이다.
한국기업평가는 "잠정실적 공시에 따르면 2025년 당기순손실이 정정 전 279억원을 기록했으나 과징금 부과에 따른 영업외손실을 인식하면서 정정 후에는 1천581억원으로 확대됐다"고 설명했다.
다만 누적된 이익에 기반해 연말 부채비율은 75.5%로 우수한 수준을 유지했다.
대한제당은 과징금 부과에 따른 대규모 비용 발생 및 현금 유출로 재무구조 저하가 예상된다. 대한제당에 부과된 과징금 약 1천274억원은 최근 3년 평균 EBITDA인 540억원을 크게 상회하는 수준이다.
한국기업평가는 "재무부담 상승에도 불구하고 유동성 대응 및 신용도 방어가 가능할 것"이라며 "2025년 1월 공주시 소재 골프장 매각으로 1천40억원의 현금이 유입돼 대규모 현금 유출에 대한 유동성 대응도 가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한국기업평가는 자진신고 감면, 분납 등을 통한 최종 과징금 부담 규모와 납부시기 조정 등 각 사의 유동성 대응을 모니터링할 방침이다.
아울러 현재 검찰 수사가 진행 중인 제분 등 식품소재 담합 의혹과 관련해서도 모니터링을 강화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