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적으로 조기혼 근절 노력이 둔화하는 가운데 이로 인한 경제적 손실이 매년 수백조 원에 달한다는 분석이 나왔다.

4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은 미국 컬럼비아대 국제공공정책대학원 보고서를 인용해 조기혼이 전 세계 경제에 미치는 손실이 연간 1750억달러(약 252조원)로 추산된다고 보도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조기혼은 생산성 저하와 젊은 산모 및 아동의 사망 등 심각한 건강 위험을 초래한다. 청소년 임신의 위험성으로 인해 매년 5세 미만 아동 최대 19만명과 산모 1만4000명이 목숨을 잃는 것으로 나타났다.

셰릴 샌드버그 전 메타 최고운영책임자(COO)는 "각국 재무장관들은 국내총생산 성장의 기회를 놓치고 있다는 점을 알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해당 보고서는 샌드버그 전 COO가 설립한 재단의 지원을 받아 작성됐다.

지난 수십 년간 각국의 법률 강화와 교육 확대 등으로 18세 이전에 결혼하는 여성의 비율은 1997년 25%에서 2022년 20% 수준으로 감소했다. 하지만 최근 경제적 충격과 인도적 지원 축소 등으로 2030년까지 조기혼을 종식하겠다는 유엔의 목표 달성은 불투명해졌다.

조기혼 예방을 위한 글로벌 자금 지원은 2019년 7600만달러(약 1094억4000만원)에서 2023년 5100만달러(약 734억4000만원)로 급감했다. 자금 부족으로 인해 지난해 유엔의 조기혼 근절 프로그램 혜택을 받은 소녀는 1200만명으로 전년보다 400만명 줄었다.

시마 센 굽타 유니세프 아동보호국장은 "그동안의 진전이 역전되고 있다"며 "프로그램이 중단된 지역에서는 소녀들이 학업을 포기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일부 국가는 강력한 처벌로 대응하고 있다. 시에라리온은 올해 조기혼을 전면 불법화했다. 가족은 물론 주례와 식장 장식가, DJ 등 결혼식에 관여한 모든 사람에게 4000달러(약 576만원) 상당의 벌금을 부과하며 미납 시 징역형에 처한다.

파티마 마다 비오 시에라리온 영부인은 "벌금을 내려면 전 재산을 처분해야 하므로 누구도 위험을 감수하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