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 분쟁 격화로 원유 수급에 비상이 걸린 인도에 러시아가 원유를 우회 공급할 준비를 마쳤다. 4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인도 영해 인근 선박에는 약 950만배럴의 러시아산 원유가 하역을 기다리고 있다.
로이터는 업계 소식통을 인용해 러시아가 중동발 공급 차질을 상쇄하기 위해 인도에 원유를 공급할 준비가 됐다고 보도했다.
인도는 원유 재고가 약 25일치 수요량에 불과해 공급 충격에 취약하다. 경유와 휘발유, 액화석유가스(LPG) 재고 역시 제한적이다. 인도 정부 소식통은 중동 분쟁이 10~15일 이상 지속될 것에 대비해 대체 공급처를 찾고 있다고 전했다.
인도 원유 수입량의 약 40%는 세계 최대 원유 수송로인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한다. 최근 미국과 이스라엘이 이란을 타격한 이후 이란이 선박 공격에 나서면서 이 해협의 접근이 사실상 막혔다. 이에 따라 하루 약 560만배럴의 원유를 처리하는 인도 정유사들은 대체 물량을 확보해야 한다.
익명을 요구한 한 업계 소식통은 러시아가 인도 원유 수요의 최대 40%를 충족하도록 지원할 준비가 됐다고 밝혔다. 또한 카타르가 액화천연가스(LNG) 생산을 중단함에 따라 러시아는 인도에 LNG를 판매할 의향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인도의 러시아산 원유 수입량은 지난 1월 하루 약 110만배럴로 떨어져 전체 수입량의 21.2%를 기록했다. 이는 2022년 11월 이후 최저치다. 인도가 미국의 관세 부담을 덜기 위해 수입을 줄인 결과다. 그러나 2월에는 이 비중이 다시 30% 안팎으로 상승했다.
지난달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인도산 수입품에 대한 징벌적 관세를 철회했다. 인도가 러시아산 원유 구매를 중단하기로 한 데 따른 조치다. 그러나 인도는 시장 상황과 국제 역학 관계에 따라 공급망을 다변화한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인도 정유사들은 러시아산 원유 판매상들과 지속적으로 접촉하고 있다. 다만 미국과의 무역 협상이 진행 중인 만큼 수입량 확대 여부는 인도 정부의 지침에 따라 결정될 전망이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필요할 경우 미국 해군이 호르무즈 해협에서 유조선을 호위할 수 있다고 밝혔다. 아울러 미국 국제개발금융공사에 걸프 지역 해운을 위한 정치적 위험 보험과 보증을 제공하라고 지시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