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제약사 애보트(Abbott)의 미숙아용 분유가 치명적인 장 질환을 유발했다는 주장을 둘러싼 재판이 시작된다.
4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일리노이주 쿡 카운티 순회법원은 5일 배심원 선정을 시작으로 애보트를 상대로 제기된 손해배상 청구 소송 재판에 돌입한다. 이번 재판은 2012~2019년 시카고 지역 병원에서 태어난 미숙아 4명의 가족이 제기한 소송을 병합해 진행한다. 재판은 수 주간 이어질 전망이다.
원고 측은 애보트의 우유 기반 미숙아용 분유가 괴사성 장염(NEC)을 유발할 수 있다는 사실을 회사 측이 의사들에게 제대로 경고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소송을 제기한 가족의 자녀들은 NEC 발병 후 생존했다. 이 중 3명은 수술을 받았으며 모두 지속적인 건강 문제를 겪는 것으로 알려졌다. NEC는 장 조직이 괴사하는 질환으로, 주로 미숙아에게 발생하며 사망률이 20%를 넘는다.
애보트와 또 다른 분유 제조사인 레킷의 자회사 미드존슨(Mead Johnson)을 상대로 제기된 유사 소송은 현재 약 1000건에 달한다. 이 중 700건 이상이 일리노이 연방법원에 병합됐으며 미주리와 펜실베이니아 등 여러 주 법원에도 계류 중이다. 문제가 된 제품은 병원에서 미숙아에게 제공되는 특수 분유와 모유 강화제로 일반 매장에서 판매되는 제품은 아니다.
애보트 측은 분유가 NEC를 유발한다는 주장을 부인하며 산모가 모유를 충분히 생산하지 못할 때 해당 제품이 미숙아에게 필수적이라고 반박했다. 두 회사는 모유가 NEC를 예방하는 효과가 있지만 자사 분유가 질병의 직접적인 원인은 아니라고 강조했다.
미국 국립보건원(NIH)이 소집한 과학자 실무그룹과 규제 당국은 2024년 공동 보고서를 통해 분유 노출보다는 모유의 부재가 NEC 발생 증가와 연관이 있다는 가설을 지지했다.
지금까지 진행된 관련 재판에서는 엇갈린 결과가 나왔다. 2024년 세인트클레어 카운티 배심원단은 미드존슨에 6000만달러(약 864억원)를 배상하라고 평결했다. 이어 미주리주 세인트루이스 법원에서는 애보트에 4억9500만달러(약 7128억원)를 배상하라는 평결이 나왔다. 두 회사 모두 항소한 상태다.
반면 같은 해 10월 미주리 주법원 재판에서는 두 회사가 승소했지만 판사가 피고 측 변호사의 부적절한 행위를 이유로 재심을 명령했다. 연방법원에서는 담당 판사가 시범 재판으로 선정된 4건 중 3건을 기각해 아직 본격적인 재판이 열리지 않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