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대법원이 비상 관세 무효 판결을 내렸지만 다수의 소기업은 소송 비용과 시간 부담으로 관세 환급을 포기하고 있다.

4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미국 대법원은 지난달 20일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비상 관세 부과가 권한을 초과했다고 판결했다. 이에 따라 페덱스(FedEx), 코스트코(Costco) 등 약 2000개 기업이 미국 국제무역법원에 환급 소송을 제기했다.

대기업과 달리 소기업들은 소송에 나설 여력이 부족하다. 미국 상공회의소에 따르면 미국 수입업체의 약 97%가 소기업이다. 펜실베이니아대 펜워튼예산모델 연구진은 미국 정부에 납부된 관세 1750억달러(약 252조원) 중 소기업이 550억달러(약 79조2000억원)를 부담했다고 분석했다.

소기업들은 환급 절차에 드는 비용과 시간이 경영에 지장을 준다고 호소했다. 가방 제조업체 데이아울(Day Owl)의 이언 로젠버거는 "변호사 비용을 감당할 수 없어 환급받을 방법이 보이지 않는다"라고 말했다. 아웃도어 의류업체 와일드라이(Wild Rye)의 캐시 아벨 최고경영자(CEO)는 환급 논의에 많은 시간이 소모된다고 지적했다.

소송 비용을 감당할 수 있는 기업들도 불확실성 때문에 관망세를 보이고 있다. 연매출 7000만달러(약 1008억원) 규모인 ECR4키즈(ECR4Kids)의 리 시겔 창업자는 200만달러(약 28억8000만원)의 관세를 냈지만 소송을 보류 중이라고 전했다. 그는 법적 절차가 명확하지 않고 결과가 보장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정부의 자발적인 환급을 촉구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소기업 연합체 위페이더태리프(We Pay the Tariffs)의 댄 앤서니 전무이사는 정부가 관세를 쉽게 환급할 인프라를 갖추고 있다고 주장했다. 아동복 제조업체 프린세스어썸(Princess Awesome)의 에바 세인트클레어 공동창업자는 약 3만달러(약 4320만원)의 관세를 돌려받기 위해 정부가 소송 없이 환급해주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일부 기업은 법적 분쟁을 피하기 위해 환급 청구권을 매각하고 있다. 은행과 헤지펀드는 기업의 환급 청구권을 달러당 약 40센트에 사들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텔레비전 공급업체 엘리먼트일렉트로닉스(Element Electronics)의 마이클 오쇼너시 사장은 소송을 제기했지만 큰 기대를 하지 않는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