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 정부가 중국을 위해 스파이 활동을 한 혐의로 자국민을 체포했다. 로이터 통신은 4일 필리핀 국가안전보장회의 성명을 인용해 중국 정보기관의 지시를 받은 자국민들을 적발했다고 보도했다. 필리핀 국가안전보장회의는 관련자들이 스파이 활동 공모를 자백하고 당국에 협조하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체포된 인원수나 기소 여부 등 구체적인 정보는 공개하지 않았다. 중국 외교부와 필리핀 주재 중국 대사관은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로이터 통신은 익명의 안보 소식통을 인용해 최소 3명의 필리핀인이 이번 사건에 연루됐다고 전했다. 이 매체는 지난달 피의자 3명과 익명을 조건으로 인터뷰를 진행했다. 한 피의자는 국방부 하급 직원으로 근무하던 중 지인으로부터 돈을 대가로 글을 써달라는 제안을 받았다고 말했다. 그는 이후 요구 사항이 남중국해 문제와 미국 등 동맹국과의 국방 협력 관련 정보 제공으로 확대됐다고 밝혔다. 그는 2023년부터 2025년까지 이 같은 활동을 지속했다고 설명했다. 필리핀 정치권은 이번 사건을 계기로 수십 년 된 스파이법 개정에 나섰다. 평시와 사이버 공간에서 발생하는 위협을 포함하도록 법안을 손질하고 있다. 외부 세력의 은밀한 영향력을 차단하기 위한 '외국 개입 방지법' 제정도 추진 중이다. 필리핀 국가안전보장회의는 "법안이 통과되면 정부의 조사 권한이 확대되고 적대적 네트워크를 차단해 민감한 정보와 주요 인프라를 보호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필리핀과 중국은 남중국해 영유권 문제를 둘러싸고 지속적인 갈등을 겪고 있다. 중국은 남중국해 대부분에 대해 영유권을 주장하며 필리핀 등 주변국과 마찰을 빚고 있다. 2016년 국제상설재판소는 중국의 주장이 국제법상 근거가 없다고 판결했지만 중국은 이를 인정하지 않고 있다. 양국 간 스파이 공방도 격화하고 있다. 필리핀 당국은 지난해 군사 시설과 주요 인프라 정보를 불법 수집한 혐의로 중국인 최소 12명을 체포했다. 중국 역시 지난해 필리핀인 3명을 스파이 혐의로 구금했다.
필리핀, '중국 스파이' 혐의 자국민 체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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