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드로 산체스 스페인 총리가 미국의 이란 전쟁에 대한 반대 입장을 재확인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무역 중단 위협에도 뜻을 굽히지 않았다.

4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산체스 총리는 이날 대국민 연설을 통해 이같이 밝혔다. 앞서 스페인 정부는 미국의 이란 공습과 관련해 자국 내 미군 기지 사용을 불허한 바 있다. 이에 트럼프 대통령은 스페인과의 무역을 중단하겠다고 경고했다.

산체스 총리는 "누군가의 보복이 두렵다는 이유만으로 세계에 악영향을 미치고 우리의 가치와 이익에 반하는 일에 공범이 되지 않을 것"이라고 반박했다.

산체스 총리는 이란 정권을 비판하면서도 미국의 군사 행동 목표가 불분명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번 분쟁이 더 공정한 국제 질서를 가져오지 않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이번 사태를 2003년 이라크 전쟁에 비유했다. 그는 이라크 전쟁이 이슬람 테러리즘 증가와 이민 위기 등을 초래한 것처럼 이번 사태도 세계 경제와 안정성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산체스 총리는 "경제에 심각한 결과를 초래할 긴 전쟁에 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스페인은 위기에 대처하고 자국 기업의 피해를 완화할 충분한 자원을 갖추고 있다고 덧붙였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미국이 유럽연합(EU) 회원국인 스페인에만 단독으로 무역 제한을 가할 수 있을지는 불투명하다고 전했다. EU는 27개 회원국 간 상품의 자유로운 이동을 보장하며 공동 무역 정책을 채택하고 있기 때문이다.

올로프 길 EU 집행위원회 대변인은 미국이 지난해 체결한 무역 협정의 약속을 이행할 것을 촉구했다. 그는 "필요하다면 EU의 이익을 지키기 위해 행동할 준비가 되어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