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대법원이 스페인의 재생에너지 보조금 삭감과 관련된 중재 판정 등록을 막기 위한 국가 면제 주장을 기각했다.
4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영국 대법원은 투자자와의 분쟁에서 국가가 주권 면제를 내세울 수 있는 범위를 제한하는 이 같은 판결을 내렸다. 다만 국가 재산에 대한 중재 판정 집행에 대해서는 여전히 면제를 주장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인프라스트럭처 서비시스 룩셈부르크(Infrastructure Services Luxembourg)와 에네르기아 테르모솔라르(Energia Termosolar)는 스페인이 재생에너지 보조금을 철회하자 10여 년 전 에너지 헌장 조약에 따라 중재를 신청했다. 세계은행 산하 국제투자분쟁해결기구(ICSID)는 스페인에 1억100만유로를 배상하라고 판정했으며 이 판정은 런던 고등법원에 집행을 위해 등록됐다. 해당 금액은 이자를 포함해 현재 약 1억2000만유로로 불어났다.
스페인은 주권 면제를 이유로 판정 등록을 취소하려 했으나 2023년 고등법원과 2024년 항소심에서 잇따라 패소했다. 대법원 역시 스페인이 ICSID 협약에 서명함으로써 영국 법원의 관할권에 동의한 것으로 판단해 스페인의 상고를 기각했다. 원고 측은 호주와 미국에도 판정 등록을 신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제법준수연구소의 2025년 9월 보고서에 따르면 스페인은 이번 사건을 포함해 20여 건의 중재 판정 대금을 지급하지 않고 있으며 그 규모는 총 16억유로에 달한다. 스페인 에너지부와 경제부는 이번 판결에 대한 논평 요청에 즉각 응답하지 않았다.
한편 대법원은 짐바브웨가 토지 수용과 관련해 제기한 최대 1800억원 규모의 별도 상고심도 함께 심리해 기각 결정을 내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