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항공기 제작사 다소항공(Dassault Aviation)이 유럽 차세대 전투기 개발 사업이 좌초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4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에릭 트라피에 다소항공 최고경영자(CEO)는 전날 기자회견에서 공동 개발사인 에어버스(Airbus)와의 주도권 갈등을 언급하며 이같이 밝혔다.

미래전투항공체계(FCAS)로 불리는 이 사업은 다소항공, 에어버스, 스페인 인드라 시스테마스(Indra Sistemas)가 참여하는 대규모 프로젝트다. 2040년까지 인공지능(AI)과 첨단 스텔스 기능을 갖춘 6세대 유인 전투기를 개발하는 것이 목표다.

총사업비는 1161억4000만달러(약 167조2416억원)로 추산된다.

트라피에 CEO는 다소항공이 에어버스와 책임을 나누기보다 전투기 설계를 총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에어버스는 다소항공과 협력하기보다 단독으로 일하길 원한다"며 "현재 프로젝트는 교착 상태에 빠졌다"고 지적했다.

두 회사는 지난 1년간 전투기 개발 및 제작 주도권, 하청업체 선정 권한 등을 놓고 대립해왔다. 프랑스, 독일, 스페인 정부는 지난해 말까지 이견을 조율할 계획이었으나 결정을 무기한 연기했다.

프리드리히 메르츠는 지난달 독일과 프랑스의 전투기 요구 사양이 달라 이견이 발생했다고 밝혔다. 독일은 20년 후 유인 전투기의 필요성과 비용 대비 효용성을 재검토하고 있다.

트라피에 CEO는 갈등의 원인이 독일 정부가 아닌 에어버스에 있다고 선을 그었다. 그는 "에어버스가 다소항공과 협력하지 않는다면 프로젝트는 무산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에어버스는 즉각적인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다만 기욤 포리 에어버스 CEO는 지난달 유럽에 해당 프로그램이 필요하며 협력을 통해서만 완수할 수 있다고 밝힌 바 있다.

한편 다소항공은 지난해 양호한 실적을 기록했다. 지난해 매출은 74억3000만유로로 전년 대비 증가해 시장 예상치인 70억4000만유로를 상회했다. 순이익도 9억7740만유로로 예상치를 웃돌았다.

다소항공은 라팔 전투기 26대와 팔콘 항공기 31대 주문을 확보하며 총 109억4000만유로의 신규 수주를 달성했다. 트라피에 CEO는 올해 인도 정부와 라팔 전투기 114대 공급 계약을 체결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