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 국가들이 전체 원유 수입량의 60%를 중동에 의존하고 있다. 이란 관련 분쟁 등으로 호르무즈 해협이 봉쇄될 경우 심각한 타격이 우려된다.

4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은 해운 분석업체 케이플러(Kpler)의 데이터를 인용해 지난해 아시아의 중동산 원유 수입량이 하루 1474만 배럴을 기록했다고 보도했다. 이는 아시아 전체 원유 수입량인 하루 2500만 배럴의 약 60%에 달하는 규모다. 주요 공급국은 사우디아라비아, 아랍에미리트, 이라크 등이다.

아시아 주요국 가운데 일본과 한국의 중동 의존도가 가장 높다. 일본은 전체 원유 수입의 약 95%를, 한국은 약 70%를 중동에서 들여온다. 아시아의 석유 허브인 싱가포르 역시 엑손모빌 정유공장 증설 영향으로 중동 의존도가 기존 50% 수준에서 지난해 70% 이상으로 상승했다. 세계 최대 원유 수입국인 중국은 해상 수입 물량의 절반에 해당하는 하루 540만 배럴을 중동에 의존한다.

아시아의 중동 원유 의존도가 높은 배경에는 수요 증가와 정유 설비 특성이 있다. 아시아는 세계에서 원유 수요가 가장 빠르게 늘고 있지만 역내 유전 노후화로 자체 생산량은 줄어드는 추세다. 이에 아시아 정유사들은 상대적으로 저렴한 중동의 고유황 원유를 처리할 수 있는 탈황 설비를 구축해 수익성을 높여왔다.

중동 원유에 다량 포함된 연료유는 휘발유나 경유 등 고품질 연료로 가공하기 쉽다. 또 싱가포르와 중국 저우산 등 주요 항구에서 선박 연료로도 활용된다. 사우디아라비아 국영 에너지 기업 아람코가 아시아 지역 정유사 지분을 인수하며 안정적인 판로를 확보한 점도 의존도를 높인 요인이다.

아시아 정유사들이 중동 외 지역으로 공급망을 다변화하는 데는 현실적인 한계가 있다. 원유 종류를 바꾸면 정제품 생산량과 연료 혼합 비율에 영향을 미쳐 처리 물량을 무한정 늘릴 수 없기 때문이다. 로이터통신은 대부분의 아시아 정유사들이 안정적인 물량 확보를 위해 전체 필요량의 50% 이상을 장기 계약으로 묶어두고 있어 단기간에 대체 공급처를 찾기 어렵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