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 전쟁 확대와 유가 급등 여파로 코스피가 12% 이상 폭락하며 역대 최대 하락 폭을 기록했다.

4일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이날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12% 넘게 급락했다. 전날 7.2% 하락에 이어 이틀간 누적 하락률은 18.4%에 달했으며 시가총액은 총 817조6000억원 감소했다.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거래된 925개 종목 중 14개를 제외한 모든 종목이 하락했다. 지수 폭락으로 2024년 8월 이후 처음으로 서킷브레이커(주식시장 급락 시 거래 일시 정지 제도)가 발동됐다. 원·달러 환율은 17년 만에 처음으로 1500원을 돌파했다.

이번 폭락의 주요 원인은 중동 분쟁 격화와 이에 따른 국제 유가 급등이다. 한국은 에너지 수요 대부분을 수입에 의존하는 세계 4위 원유 수입국으로, 원유의 약 70%를 중동에서 들여온다.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 봉쇄를 발표하면서 에너지 수급 우려가 커졌다.

그동안 시장 상승을 주도했던 인공지능(AI) 관련 반도체주가 직격탄을 맞았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이번 주 들어 각각 20%가량 급락했다. 반면 액화천연가스(LNG) 공급업체인 대성에너지는 이란의 해협 봉쇄 소식에 가격제한폭인 30%까지 급등했다.

시장 전문가들은 이번 급락세가 외국인 투자자의 자금 이탈에서 비롯됐다고 분석했다. 타렉 호르차니 메이뱅크증권 프라임브로커리지딜링 부문장은 "올해 상승세를 이끌었던 대형 기술주를 중심으로 외국인 자금 유출이 하락을 주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한국은 전 세계에서 가장 강세를 보인 시장 중 하나였기 때문에 포지션이 과도하게 집중돼 있었다"고 덧붙였다.

국내 주식 시장에서 하루 거래량의 약 3분의 1을 차지하는 1400만명의 개인 투자자들은 큰 타격을 입었다. 판교에 근무하는 직장인 제시카 정은 "오전 코스피 하락 폭이 8%를 넘어서자 동료들이 충격을 받았다"며 "방산주인 한화에어로스페이스도 전날 20% 급등한 뒤 이날 8% 하락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