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지수가 대규모 외국인 매도세에 밀려 하루 만에 12% 급락하며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일일 최대 낙폭을 기록했다.
4일(현지시간) 인베스팅닷컴은 뱅크오브아메리카(BofA) 보고서를 인용해 이번 급락이 과도한 레버리지 포지션 청산과 외국인 투자자의 급격한 자금 이탈에서 비롯됐다고 전했다.
시장에서는 중동 분쟁이 격화하면서 투자 심리가 급격히 얼어붙은 것이 결정적이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분쟁 발발 이후 코스피지수는 약 15% 하락해 전 세계 주요 지수 중 가장 부진한 성과를 보였다.
뱅크오브아메리카의 천 힘 청(Chun Him Cheung) 전략가는 "이번 급락은 지난 2월 28일을 앞두고 롱 포지션에 과도한 레버리지가 쌓여 있던 상황을 반영한다"고 말했다. 그는 "당시 시장은 AI 서버용 메모리 칩 부족 현상으로 한국 기술주에 대해 매우 낙관적이었다"고 설명했다.
천 전략가는 "코스피지수 롱 포지션의 급격한 청산이 과도한 포지셔닝을 해소했고 이는 한국 주식시장 전반의 레버리지 청산으로 이어졌다"고 덧붙였다. 특히 외국인 투자자들은 2월 28일 이후 마진 매도에 나서며 시장 하락을 부추겼다.
주식시장의 매도세는 외환시장으로도 번졌다. 원·달러 환율은 역외 거래에서 1500원을 넘어섰다가 외환 당국의 미세조정(스무딩 오퍼레이션)으로 추정되는 조치 이후 1470원 아래로 되돌아왔다. 최근 저점은 1430원 부근이었다.
천 전략가는 지정학적 긴장이 해소되지 않는 한 환율 변동성이 지속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위험회피 심리가 광범위한 달러 강세를 촉발한다면 원·달러 환율은 1500원 수준을 다시 시험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다만 한국의 펀더멘털(기초체력)은 상대적으로 견조하다는 평가다. 지정학적 긴장 고조 이전 한국의 무역수지는 견고한 반도체 수요에 힘입어 흑자를 기록했다. 지난 2월 수출은 전년 동기 대비 29% 증가했으며 이는 전적으로 메모리 칩의 강력한 글로벌 수요 덕분이었다.
그러나 중동 분쟁이 유가 상승으로 이어져 한국의 무역수지를 잠식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보고서는 그럼에도 한국 개인 투자자의 해외 주식 유출이 안정화되고 있다고 전했다. 이에 따라 향후 금융 변동성이 완화되면 원화 가치가 반등할 가능성도 있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