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광산 기업과 벨기에 박물관이 아프리카 콩고민주공화국의 식민지 시대 광물 지도를 두고 갈등을 빚은 것으로 나타났다.
로이터통신은 4일(현지시간) 제프 베이조스와 빌 게이츠가 투자한 미국 광물 탐사 기업 코볼드메탈스(KoBold Metals)가 벨기에 아프리카 박물관과 기록물 디지털화 주도권을 놓고 대립했다고 보도했다.
코볼드메탈스는 콩고민주공화국 정부의 요청에 따라 박물관에 보관된 기록물을 디지털화하는 작업을 지원하겠다고 제안했다. 해당 기록물은 과거 콩고의 광물 자원 탐사와 착취 과정을 담은 수백만 건의 문서다. 벤자민 카타부카 코볼드메탈스 콩고민주공화국 총괄은 "문서를 스캔해 대중이 즉시 접근할 수 있도록 만들겠다"고 밝혔다.
벨기에 당국의 지원을 받는 아프리카 박물관 측은 이 제안을 거절했다. 박물관은 유럽연합의 지원을 받아 콩고민주공화국 국립지질국과 데이터를 디지털화하는 5년짜리 프로젝트를 이미 진행 중이라고 설명했다. 바르트 우브리 아프리카 박물관장은 "컬렉션 관리를 민간 기업에 위임하는 것은 과학적, 제도적 윤리에 어긋난다"고 지적했다.
벨기에 외무부도 해당 지질 기록물이 공공 자산이라는 입장을 명확히 했다. 플로린다 발레치 벨기에 외무부 대변인은 계약 관계가 없는 외국 기업이나 민간 단체에 독점적 접근 권한을 부여할 수 없다고 전했다.
박물관 수장고에 약 500미터 길이로 늘어선 이 기록물들은 대부분 손으로 쓰여 훼손되기 쉬운 상태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1885년 콩고를 사유지로 삼아 수탈을 자행했던 벨기에 국왕 레오폴드 2세 시절부터 축적된 자료들이다.
콩고민주공화국은 리튬과 구리 등 핵심 광물이 풍부하지만 잠재력의 90%가 아직 개발되지 않은 상태다. 최근 미국은 배터리와 방위 산업 등에 필요한 핵심 광물의 중국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콩고민주공화국과의 전략적 파트너십을 강화한 것으로 전해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