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민주당이 라틴계 유권자 표심 이탈을 막기 위해 소셜미디어 인플루언서를 적극 활용하는 새로운 선거 전략에 나섰다.
AP통신에 따르면 민주당은 최근 텍사스주 휴스턴에서 열린 예비선거 유세 집회에 틱톡 팔로워 1400만 명 이상을 보유한 진보 성향 정치 인플루언서 카를로스 에두아르도 에스피나를 초청했다.
이번 집회는 단순한 유세를 넘어 민주당이 올해 중간선거를 앞두고 추진하는 '인플루언서 네트워크' 전략의 시작을 알리는 자리였다. 에스피나를 포함해 휴스턴 지역 인플루언서 10명이 이 네트워크에 합류했다.
민주당 히스패닉 간부회의 정치행동위원회가 개발한 이 전략은 '루이도(RUIDO)'라는 이름의 프로그램으로, 스페인어로 '소음'을 의미한다. 온라인 콘텐츠 제작자 네트워크를 구축해 라틴계 유권자에게 민주당 메시지를 효과적으로 전달하는 것이 목표다.
이 전략은 3월 3일 시작되는 텍사스주 예비선거 사전투표 기간에 맞춰 휴스턴 지역에서 먼저 시행된다. 민주당은 향후 라틴계 후보와 유권자가 결정적 역할을 할 수 있는 다른 경선 및 본선 지역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린다 산체스 하원의원(캘리포니아·민주당)은 "트럼프 진영은 2년 전 이미 소셜미디어 인플루언서와 팟캐스터 같은 비전통적 목소리를 활용해 메시지를 확산했다"며 "우리도 그런 공간에 있어야 한다는 것을 깨달았다"고 말했다.
이번 프로그램은 민주당이 2024년 대선에서 라틴계 유권자들이 상당수 공화당으로 이탈한 데 대응하기 위한 것이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당시 스트리머, 팟캐스터 등 온라인 콘텐츠 제작자를 적극 활용하는 전략으로 라틴계 유권자 공략에 성공했다.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콘텐츠 제작자들에게는 정치 캠페인 활동을 위한 여비를 지원하는 명목으로 활동비가 제공된다.
에스피나는 "제공받은 금액은 내가 평소 동영상으로 버는 돈에 비하면 적지만, 팔로워가 적은 인플루언서들에게는 더 큰 영향을 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스페인어로 정치 관련 동영상을 올리며 평균 수십만 건의 조회수를 기록하고 있다. 그는 "민주당이 '노동계급' 이슈를 논의하다가 어느 순간 사람들의 삶과 동떨어진 방식으로 경제·문화 이슈를 다루기 시작했다"며 "2024년 선거 이후 경종이 울린 뒤 상황이 나아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휴스턴 지역에서 영입된 9명의 콘텐츠 제작자는 정치 인플루언서부터 음식, 여행, 스포츠, 지역 명소를 다루는 크리에이터까지 다양하다. 이들의 온라인 팔로워는 수천 명에서 약 10만 명 수준이다.
네트워크에 합류한 인플루언서 카를로스 카스티요는 "사람들은 가족이나 친구로부터 들을 때 더 적극적으로 반응한다"며 "준비하는 영상을 찍으면서 '아, 그런데 우리 주에 예비선거가 다가오고 있어'라고 자연스럽게 언급하는 방식"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에스피나는 본인이 직접 출마할 의향이 있느냐는 질문에 "솔직히 지금으로선 어떤 선출직보다 소셜미디어 콘텐츠 제작자로서 더 큰 영향력을 갖고 있다"고 답했다.
그는 "누가 알겠나, 몇 년 후 테드 크루즈와 맞붙을 수도 있다"며 텍사스주 공화당 상원의원에 도전할 가능성을 농담조로 언급하기도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