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 하원이 사라 두테르테 부통령에 대한 탄핵 절차를 본격화했다.

로이터통신은 4일 필리핀 하원 법제사법위원회가 두테르테 부통령에게 탄핵 소추안 답변서 제출을 명령했다고 보도했다.

하원 법사위는 공금 유용과 뇌물 수수 등 제기된 혐의에 실체가 있다고 판단했다. 페르디난드 마르코스 주니어 대통령과 그의 가족을 살해하겠다고 공개적으로 위협한 혐의도 포함됐다.

두테르테 부통령 측은 적법한 절차에 따라 대응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변호인단은 성명을 통해 "언론을 통한 사건 실체 논의를 자제하고 헌법적 절차를 통해 문제를 다루겠다"고 밝혔다.

하원은 두테르테 부통령의 답변서와 고발인의 의견을 검토한 뒤 탄핵 재판 진행 여부를 표결할 예정이다. 상원 재판에서 유죄가 확정되면 두테르테 부통령은 공직에서 해임된다. 향후 공직 취임도 제한된다.

이번 탄핵 추진은 필리핀의 두 유력 정치 가문 간 갈등이 격화하는 가운데 이뤄졌다. 마르코스 대통령과 두테르테 부통령은 2022년 선거에서 연합해 당선됐지만 이후 정치적 라이벌로 돌아섰다.

두테르테 부통령은 로드리고 두테르테 전 대통령의 딸이다. 그는 2028년 대통령 선거의 유력한 후보로 꼽히며 출마 의사를 밝힌 바 있다.

앞서 두테르테 부통령을 향해 4건의 탄핵 고발이 접수됐다. 이 중 1건은 1년 내 재접수 금지 규정에 따라 기각됐으며 다른 1건은 절차 신속화를 위해 철회됐다. 레일라 데 리마 하원의원은 "책임 규명 절차가 진행되는 것은 매우 긍정적인 발전"이라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