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연합(EU)이 역내 제조업 경쟁력을 강화하고 중국산 저가 제품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기 위한 법안을 추진한다.

로이터통신은 4일(현지시간) EU 집행위원회가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산업 가속화법(IAA)' 초안을 5일 발표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초안에 따르면 알루미늄, 시멘트, 철강을 비롯해 풍력 터빈, 전기차 등을 생산할 때 공공조달이나 보조금 혜택을 받으려면 저탄소 및 '메이드 인 유럽' 요건을 충족해야 한다. 이를 통해 2035년까지 EU 전체 생산에서 제조업이 차지하는 비중을 현재 14%에서 20%로 확대한다는 목표다.

해당 법안을 두고 역내에서는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비판론자들은 무역 파트너들의 반발을 초래할 수 있다고 우려한다. 반면 찬성론자들은 미국, 중국, 브라질, 인도 등이 이미 유사한 규정을 시행 중이며, EU의 대규모 투자 부족 문제를 해결하는 데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바스 에이크하우트 녹색당 공동대표는 "화석 경제를 명확히 추구하는 트럼프 의제에 대한 대안을 제시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법안의 세부 내용을 둘러싼 진통도 이어지고 있다. 로랑 동셀 하이드로젠 유럽(Hydrogen Europe) 이사는 "집행위가 보조금 지급 요건인 저탄소 철강 생산 비율을 초기 70%에서 25%로 대폭 축소했다"라며 "기대했던 수요 창출 효과가 미미할 것으로 보여 매우 실망스럽다"라고 밝혔다.

'메이드 인 유럽'의 적용 범위를 두고도 회원국 간 이견이 존재한다. 프랑스는 EU 27개국과 노르웨이, 아이슬란드, 리히텐슈타인 등 단일 시장 회원국으로 제한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반면 일부 국가는 영국을 포함해 더 넓은 범위의 국가를 포함해야 한다고 맞서고 있다.

초안에는 상호주의를 조건으로 EU와 공공조달 약정을 맺은 21개 선진국을 포함하는 방안이 언급된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EU 기업의 참여와 기술 이전을 보장하기 위해 외국인 투자를 심사하는 규정도 담겼다.

집행위가 초안을 발표하면 유럽의회와 EU 회원국 정부가 최종 문안을 협상한다. 이 과정에서 추가적인 수정이 이뤄질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