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기업들이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기후 규제 완화에도 장기적인 온실가스 감축 계획 수립에 고심하고 있다.

4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미국 주요 기업들은 최근 투자자들에게 제출한 연례 보고서에서 장기적인 배출량 감축 기준을 충족하기 위한 대비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트럼프 행정부는 최근 온실가스 배출 규제의 법적 근거인 '위험성 발견' 조항을 폐지했다. 자동차와 석유 업계는 규제 해소를 반기면서도 향후 규제가 다시 강화될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에너지 기업 코노코필립스는 연례 보고서에서 "이러한 정책 변화는 정권이 바뀌어도 지속될 운영 계획을 세워야 하는 기업에 추가적인 불확실성을 초래한다"고 지적했다. 엑손모빌은 "지원 정책과 혁신 없이는 탄소중립 달성이 불가능할 것"이라고 전했다.

핼리버튼과 아메리칸항공은 향후 들어설 행정부가 더 엄격한 정책을 추진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포드는 "한 행정부가 이전 행정부의 규제를 대체하는 상황을 헤쳐 나가야 한다"고 설명했다.

정부는 규제 완화의 정당성을 강조했다. 리 젤딘 환경보호청(EPA) 청장은 "제조업체들이 더 이상 배출량 측정과 보고에 부담을 느끼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테일러 로저스 백악관 대변인은 "기업들이 모호한 기후 목표 대신 수익에 집중할 수 있게 됐다"고 밝혔다.

반면 업계와 전문가는 장기적인 관점의 정책을 요구했다. 에런 파딜라 미국석유협회(API) 부사장은 "장기 투자를 위해 확실성을 제공하는 영구적인 정책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안젤리 파텔 캘리포니아대 버클리캠퍼스 법·비즈니스 센터 전무이사는 "기업들은 정권 임기를 넘어 10년 앞을 계획해야 한다"고 분석했다.

다국적 기업들은 미국 외 지역의 엄격한 기후 규제에도 대응해야 한다. 유럽연합(EU)은 최근 탄소 집약적 수입품에 비용을 부과하는 규정을 도입했다. 캘리포니아와 뉴욕 등 일부 주 정부도 배출량 및 기후 위험 보고를 의무화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