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신용평가사 피치가 인도네시아의 국가 신용등급 전망을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하향 조정했다.

로이터통신은 4일 피치가 정책 불확실성 증가와 정책 신뢰도 하락을 이유로 이같이 결정했다고 보도했다. 인도네시아의 신용등급은 투자적격등급 중 최하위에서 두 번째 단계를 유지했다.

피치는 성명에서 정책 결정 권한이 집중되면서 일관성이 훼손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는 중기 재정 전망을 약화시키고 투자 심리를 저해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인도네시아 정부가 경제 성장률을 현 5% 수준에서 8%로 높이려 하면서 재정 및 통화 정책이 완화될 가능성이 제기됐다.

인도네시아 의회는 올해 국가재정법 개정을 검토할 예정이다. 현행법은 연간 재정적자를 국내총생산(GDP)의 3% 이내로 제한하고 있다. 공공부채는 GDP의 60% 이하로 유지해야 한다.

피치는 3% 적자 상한선 등 기존 재정 틀이 완화되면 정책 신뢰도가 떨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특히 프라보워 수비안토 대통령이 세수 부족 속에서도 28조8000억원 규모의 무상 급식 프로그램을 추진하면서 재정 한도 개정 우려가 커졌다.

피치는 올해 인도네시아의 재정적자가 정부 목표치인 2.7%를 넘어 GDP의 2.9%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중앙은행은 올해 금리를 0.5%포인트 추가 인하할 것으로 예상했다.

푸르바야 유디 사데와 재무부 장관은 3일 로이터와의 인터뷰에서 입장을 밝혔다. 그는 재정적자를 법적 한도 내로 유지하기 위해 지출을 조정할 준비가 되어 있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달 무디스도 정책 예측 가능성 저하를 이유로 인도네시아의 신용등급 전망을 낮췄다. 무디스의 하향 조정은 1월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이 주식 시장 투명성 문제를 제기해 172조8000억원의 자금 이탈이 발생한 직후 이뤄졌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는 올해 아직 인도네시아의 신용등급을 검토하지 않은 유일한 주요 신용평가사다. 현재 등급은 'BBB'이며 전망은 '안정적'이다.

이란 전쟁으로 인한 유가 상승과 글로벌 인플레이션 급등 우려로 루피아화와 현지 금융 시장은 이미 압박을 받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