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이란의 무력 충돌이 격화하는 가운데 미국 법원이 이란계 기술자의 재판을 연기했다. 공정한 배심원단 구성이 어렵다는 변호인단의 요청을 수용한 결과다.

로이터통신은 3일(현지시간) 매사추세츠주 보스턴 연방지방법원이 마흐디 사데기 사건의 공판 기일을 최소 한 달 뒤로 미뤘다고 보도했다. 당초 재판은 오는 19일 열릴 예정이었다.

사데기의 변호인단은 최근 발생한 미국과 이란의 무력 충돌을 재판 연기 사유로 제시했다. 이들은 언론과 소셜미디어에 드론 공습과 관련한 자극적인 영상이 넘쳐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전례 없이 급변하는 상황 속에서 편견 없는 공정한 배심원단을 구성하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사건을 담당하는 검찰 측도 변호인단의 재판 연기 요청에 반대하지 않았다.

사데기는 이란 군사 드론에 사용되는 핵심 항법 장치 기술을 불법으로 조달하기 위해 공모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그는 미국의 수출 통제 및 제재법을 위반한 혐의로 2023년 12월 체포됐다. 이후 현재까지 구금 상태로 재판을 기다려왔다.

검찰은 사데기가 빼돌린 기술이 이란제 '샤헤드' 드론에 사용된 것으로 파악했다. 해당 드론은 2024년 1월 시리아 국경 근처 요르단에 위치한 미군 전초기지 '타워 22' 공격에 동원됐다. 이란의 지원을 받는 무장 단체가 주도한 이 공격으로 미군 3명이 사망하고 47명이 다쳤다.

최근 미국과 이스라엘은 이란을 겨냥한 대규모 군사 작전을 개시했다. 이 과정에서 알리 하메네이 이란 최고지도자를 비롯한 고위급 인사들이 사망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전투 작전이 4~5주가량 이어질 수 있다고 밝혔다. 이란 역시 중동 내 여러 인접국 목표물을 향해 보복성 드론과 미사일을 발사하며 맞대응에 나섰다.

한편 사데기와 함께 기소된 이란인 사업가 모하마드 아베디니는 지난해 이탈리아에서 풀려났다. 이탈리아 정부가 이란에 구금된 자국 언론인을 석방하는 대가로 범죄인 인도 절차를 밟고 있던 그를 넘겨줬다. 이에 따라 이번 재판은 사데기 단독으로 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