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 지역의 무력 충돌이 격화하면서 글로벌 에너지 안보 우려로 발전용 석탄 가격이 급등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4일(현지시간) 에너지 가격 평가기관 오피스(OPIS)의 매클로스키 데이터를 인용해 유럽 열연탄 가격이 2023년 10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고 보도했다.
주말 사이 미국과 이스라엘이 이란을 공격한 이후 유럽 천연가스 가격은 약 70% 상승했다. 이에 대한 보복으로 이란은 사우디아라비아와 카타르의 핵심 에너지 시설을 파괴했다.
이 여파로 전 세계 액화천연가스(LNG)의 5분의 1이 통과하는 호르무즈 해협의 선박 운항이 대부분 중단됐다. 세계 최대 LNG 수출국 중 하나인 카타르는 라스라판 산업도시의 에너지 시설을 겨냥한 이란 드론 두 대를 요격한 뒤 LNG 생산을 중단했다고 밝혔다.
천연가스 공급 차질 우려가 커지면서 대체재인 석탄 수요가 늘고 있다. 스위스 투자은행 UBS는 "가스와 석탄은 전력 생산에서 대체재로 볼 수 있다"며 "가스 발전 비용이 비싸지면 석탄 발전이 늘어나 열연탄 수요와 가격을 끌어올린다"고 분석했다.
매클로스키에 따르면 유럽으로 수입되는 고열량 열연탄의 일일 평가 가격인 북서유럽 발전용 석탄 가격은 3일 톤당 133.18달러(약 19만1700원)로 16% 올랐다. 이는 지난주 말과 비교해 26% 상승한 수치다. 남아프리카공화국산 열연탄 수출 가격도 2024년 8월 이후 최고치로 뛰었고 호주 석탄 선물 가격도 상승세를 보였다.
석탄 가격 상승이 이어지면 세계 최대 열연탄 운송업체인 글렌코어(Glencore)를 비롯해 인도네시아 부미 리소스(Bumi Resources), 호주 화이트헤이븐 콜(Whitehaven Coal), 미국 피바디 에너지(Peabody Energy) 등 주요 수출 기업이 수혜를 입을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현재 에너지 가격은 2022년 위기 당시의 고점에는 크게 미치지 못하고 있다. 영국 투자은행 팬뮤어 리버럼(Panmure Liberum)의 톰 프라이스 애널리스트는 "2022년에는 서방 시장이 전 세계 공급의 10~15%를 차지하는 러시아의 석탄과 석유 거래를 즉각 제재했다"고 설명했다. 일부 전문가들은 중동의 공급 차질이 일시적일 것으로 보고 가격 급등세가 우크라이나 전쟁 초기보다는 덜할 것으로 내다봤다.
인도네시아의 생산량 감축 계획도 석탄 가격 상승 요인으로 꼽힌다. 인도네시아 정부 관계자는 지난 1월 올해 석탄 생산량을 지난해보다 약 24% 줄어든 6억 톤 수준으로 감축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