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연천 돼지농장에서 아프리카돼지열병(ASF)이, 경북 봉화 산란계 농장에서는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가 동시에 발생해 방역 당국에 비상이 걸렸다.

아프리카돼지열병·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 중앙사고수습본부(중수본)는 4일 경기 연천군 양돈농장과 경북 봉화군 산란계 농장에서 각각 ASF와 고병원성 AI(H5N1형)가 확진됐다고 밝혔다. 중수본은 즉시 이동식 농림축산식품부 방역정책국장 주재로 회의를 열어 방역 대책을 점검하고 관리를 강화하기로 했다.

이번에 ASF가 발생한 경기 연천 농장은 돼지 3500여 마리를 사육하는 곳이다. 3일 농장 관리자가 돼지 폐사를 신고해 정밀검사를 진행한 결과 양성으로 확인됐다. 올해 들어 22번째 발생이며 연천군에서는 2019년 이후 4번째 사례다.

중수본은 발생 즉시 현장에 초동대응팀을 파견해 농장 출입을 통제하고 사육 중인 돼지 3500마리에 대한 살처분 절차에 들어갔다. 이번 살처분 규모는 국내 전체 사육 마릿수의 0.02% 이하 수준으로 돼지고기 수급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을 전망이다. 당국은 4일 오전 2시 30분부터 24시간 동안 연천 지역 양돈농장과 관련 시설에 일시이동중지 명령을 발령했다.

또한 발생 농장 반경 10km 내 방역대 농장 42곳과 역학 관련 농장 93곳에 대해 긴급 정밀검사를 실시하는 등 추가 확산 차단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같은 날 경북 봉화의 산란계 농장에서도 고병원성 AI가 확진됐다. 1만 3000여 마리를 사육하는 이 농장은 기존 발생 관련 방역지역 내에 있었으며 정기 예찰 과정에서 폐사 증가가 확인돼 검사한 결과 H5N1형 항원이 검출됐다. 이번 발생은 2023~2024년 동절기 들어 52번째 사례다.

방역 당국은 해당 농장의 출입을 통제하고 사육 가금에 대한 처분 작업을 진행 중이다. 또한 경상북도 및 인접한 강원 3개 시군 내 산란계 관련 농장과 시설, 차량에 대해 4일 정오부터 24시간 일시이동중지 명령을 내렸다.

정부는 AI 추가 확산을 막기 위해 3월 14일까지 산란노계 출하를 제한하고 발생 시군 내 산란 중추 입식을 막는 등 고강도 대책을 시행한다. 이와 함께 5일부터 14일까지를 '전국 일제 소독 주간'으로 지정해 바이러스 제거에 나선다.

이동식 국장은 "연천은 야생멧돼지에서 ASF가 계속 검출되고 있어 추가 발생이 우려되는 상황"이라며 "철새 북상 시기와 맞물려 AI 발생 위험도 높아 농가에서는 소독 등 기본 방역 수칙을 철저히 준수해달라"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