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 전쟁으로 인한 에너지 충격과 인플레이션 우려로 아시아 증시가 일제히 폭락했다.
4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이날 일본을 제외한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아시아태평양 지수는 4.2% 하락했다. 한국 코스피 지수는 11% 이상 급락해 서킷브레이커가 발동했다. 일본 닛케이 지수와 대만 가권 지수도 각각 4% 넘게 떨어졌다.
시장 전문가들은 이번 사태가 단기적인 충격에 그치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차루 차나나 삭소 수석 투자 전략가는 "시장은 더 이상 이를 1주일짜리 충격으로 대하지 않고 있다"며 "분쟁이 장기화하고 파급 위험이 커질 가능성을 가격에 반영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토니 시카모어 IG 시장 애널리스트 역시 "이번 사태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처럼 수 주, 수개월 또는 수년간 이어질 수 있다는 비관론이 힘을 얻고 있다"고 설명했다.
에너지 물류 차질에 따른 인플레이션 압력도 주요 위험 요인으로 떠올랐다. 차나나 전략가는 "지정학적 요인뿐만 아니라 에너지 물류와 장기적인 인플레이션 압력이 재평가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라디카 라오 DBS은행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아세안 국가 중 태국, 말레이시아, 베트남의 순석유 무역 수지가 가장 부정적인 영향을 받을 것"이라며 "지역 중앙은행들은 선제적인 정책 대응보다는 상황을 주시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투자자들은 위험 자산을 축소하고 현금과 안전 자산으로 이동하는 추세다. 케네스 고 UOB 케이히안 이사는 "투자자들이 현금과 안전 자산으로 의도적인 자산 배분 이동을 하고 있다"며 "일부는 금이나 원자재를 헤지 수단으로 삼고 있다"고 전했다.
크리스토퍼 포브스 CMC마켓 아시아·중동 책임자는 한국 증시와 관련해 "외국인 투자자들이 이틀간 70억달러 이상을 회수했다"면서도 "긴장이 빠르게 완화된다면 강한 매수세가 뒤따를 수 있다"고 분석했다. 루팔 아가르왈 번스타인 아시아 퀀트 전략가는 "시장이 바닥을 찾으려면 전쟁의 긴장 완화나 현상 유지 신호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