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 지역의 지정학적 긴장이 고조되면서 안전자산인 금 가격이 반등하고 있다.

4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중동 분쟁이 5일째로 접어들면서 안전자산 수요가 몰렸다. 뉴욕상업거래소에서 금 선물 가격은 전 거래일 대비 1.1% 상승한 온스당 5177.30달러를 기록했다.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보여주는 달러 인덱스는 0.1% 하락한 98.99를 나타냈다. 은 가격도 1.5% 오른 온스당 84.78달러에 거래됐다.

금 가격은 달러 강세와 미국 인플레이션 우려로 전날 하락했으나 다시 상승세로 돌아섰다. 전문가들은 금 가격이 안전자산 수요와 거시경제적 압박 사이에서 줄다리기를 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조쉬 길버트 이토로(eToro) 애널리스트는 "중동 분쟁에 따른 에너지 가격 급등으로 투자자들이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올해 금리 인하 기대를 재평가하고 있다"며 "강달러와 국채 금리 상승은 금값에 역풍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다만 전문가들은 중앙은행의 금 매입과 재정 적자 우려 등 구조적인 강세 요인은 여전하다고 평가했다. 압델아지즈 알보그다디 에프엑스이엠(FXEM) 전략가는 "연준의 완화 속도 재평가로 단기 상승은 제한될 수 있다"면서도 "지정학적 불확실성이 지속되는 한 전반적인 상승 추세는 유지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산업용 금속인 구리 시장은 공급 부족 현상이 이어질 전망이다. 에이앤지(ANZ) 애널리스트들은 주요 광산의 가동 중단과 보수적인 생산 전망으로 구리 공급이 타격을 받고 있다고 전했다. 이들은 에너지 전환과 데이터센터 성장에 따른 수요 증가로 시장에 4~5%의 공급 부족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했다. 런던금속거래소(LME)에서 구리 선물은 1.3% 상승한 톤당 1만3129달러를 기록했다.

반면 분쟁이 장기화할 경우 구리 가격이 하락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왔다. 씨티그룹 애널리스트들은 이란 위기가 지속될 경우 구리 가격이 톤당 1만2000달러 아래로 떨어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다만 몇 주 내에 갈등이 완화된다면 3개월 안에 1만3500달러에서 1만4000달러 선으로 반등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