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아프리카공화국의 흑인 차별 정책(아파르트헤이트) 종식에 앞장섰던 모시우오아 레코타 전 국방장관이 77세로 별세했다.
4일(현지시간) AP통신에 따르면 레코타 전 장관의 소속 정당은 그가 오랜 투병 끝에 전날 별세했다고 밝혔다.
고인은 소수 백인 정권의 억압에 맞서 싸운 인권 투사다. 그는 1974~1982년 악명 높은 로벤섬 교도소에 수감됐다. 당시 넬슨 만델라 전 대통령 등 주요 반체제 인사들과 함께 옥고를 치렀다. 석방 이후에도 청년 단체 등에서 민주화 운동을 이어가다 재차 투옥되기도 했다.
1994년 첫 민주 선거 이후에는 집권당인 아프리카민족회의(ANC)의 전국 의장을 지냈다. 1999~2008년 국방부 장관을 지내며 새 정부의 기틀을 다졌다.
하지만 2008년 타보 음베키 전 대통령이 축출되면서 당 주류와 갈등을 빚었다. 결국 ANC를 탈당한 그는 이듬해 국민회의(COPE)를 창당했다. 이 당은 2009년 총선에서 7%가 넘는 득표율로 400석 중 30석을 차지하며 제3야당으로 부상했다.
이후 COPE는 내부 파벌 갈등으로 쇠퇴했다. 2024년 총선에서는 단 한 석도 얻지 못했다. 고인은 건강 악화를 이유로 지난해 정계에서 은퇴했다.
남아공 정치권에서는 애도 성명이 이어졌다. 반투 홀로미사 국방부 부장관은 "고인은 야당을 창당해 남아공 야권의 힘을 실질적으로 키웠다"고 평가했다. 이어 "초기 투쟁의 본래 의제를 잘 이해했던 인물"이라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