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적으로 산불이 발생하기 쉬운 고온·건조·강풍의 기상 조건이 지난 45년간 3배 가까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캘리포니아대 머세드캠퍼스(UC 머세드) 연구진은 5일(현지시간) 국제학술지 '사이언스 어드밴시스'에 1979년부터 2024년까지 전 지구적 산불 위험 기상 패턴을 분석한 결과를 발표했다고 AP통신이 보도했다.
연구에 따르면 1979년부터 15년간 전 세계는 연평균 22일의 동시다발 산불 위험 기상일수를 기록했다. 그러나 2023년과 2024년에는 연간 60일 이상으로 증가했다.
연구진은 이 증가분의 60% 이상이 인간이 야기한 기후변화에 기인한다고 분석했다.
존 아바츠오글루 UC 머세드 화재과학자는 "우리가 관찰한 이러한 변화는 많은 지역에서 진압이 매우 어려운 화재가 발생할 가능성을 높인다"고 말했다.
연구진은 실제 화재가 아닌 기상 조건, 즉 고온과 강풍, 건조한 공기와 지표면 상태를 분석했다.
연구 제1저자인 콩 인 UC 머세드 연구원은 "이는 광범위한 화재 발생 가능성을 높이지만 기상은 한 가지 요인일 뿐"이라고 말했다. 그는 "산불의 다른 주요 요소로는 산소, 나무와 관목 같은 연료, 번개나 방화 또는 인간의 실수 같은 점화원이 있다"고 설명했다.
연구에 참여하지 않은 마이크 플래니건 캐나다 톰슨리버스대 화재과학자는 극한 산불 기상이 전 지구적 화재 영향 증가의 주요 요인이라는 점에서 이 연구의 중요성을 지적했다.
플래니건은 또 과거에는 서로 다른 시기에 산불 시즌을 맞아 자원을 공유할 수 있었던 지역들이 이제는 겹치고 있다는 점도 강조했다. 아바츠오글루는 "그것이 바로 상황이 무너지기 시작하는 지점"이라고 말했다.
연구진은 석탄, 석유, 천연가스 연소로 인한 기후변화의 영향을 입증하기 위해 컴퓨터 시뮬레이션을 활용했다. 화석연료 연소로 인한 온실가스 증가가 없는 가상의 세계와 지난 45년간의 실제 상황을 비교 분석했다.
미국 본토의 경우 1979년부터 1988년까지 연평균 7.7일의 동시다발 산불 위험 기상일수를 기록했다. 그러나 지난 10년간 이 수치는 연평균 38일로 증가했다.
남미 남부 지역의 상황은 더욱 심각했다. 이 지역은 1979년부터 1988년까지 연평균 5.5일을 기록했으나, 지난 10년간 연평균 70.6일로 급증했다. 2023년에는 118일을 기록하기도 했다.
연구진이 분석한 14개 전 세계 지역 중 동남아시아만 유일하게 동시다발 산불 위험 기상일수가 감소했다. 인 연구원은 이 지역의 습도가 높아지고 있기 때문일 것으로 분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