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호남권생물자원관이 인공지능(AI) 기술로 발굴한 신규 펩타이드가 항생제 내성 살모넬라균에 효과를 나타내며 염증성 장질환 치료 가능성을 입증했다.

기후에너지환경부 산하 국립호남권생물자원관(관장 박진영)은 AI 기술로 찾아낸 신규 펩타이드가 기존 항생제에 내성을 가진 살모넬라를 막아 염증성 장질환 치료에 효과가 있음을 최근 확인했다고 13일 밝혔다.

펩타이드는 매우 작은 단백질 조각으로 기존 항생제와는 구조적·기능적 특성이 다른 생체 유래 물질이다. 체내에서 세포 간 신호 전달과 면역 조절, 조직 회복 등 다양한 생리적 기능을 수행한다.

이번 연구는 국립호남권생물자원관 섬야생생물소재 선진화연구단 송하연 책임연구원 연구팀과 전남대 약학과 조남기 교수팀, 인실리코젠 펩타이드 연구팀, 한국식품연구원 기능성플랫폼연구단 유귀재 박사 연구팀이 공동으로 수행했다.

연구진은 섬·연안 야생생물에서 확보한 대규모 유전정보를 기반으로 AI 분석 기술을 활용해 항균 기능이 우수할 것으로 예측되는 펩타이드를 선별했다. 이후 단계적인 실험 검증을 거쳐 기존 탐색 방식보다 신속하고 정밀하게 신약 후보 물질을 찾아냈다.

실험 결과 AI 기술로 찾아낸 펩타이드가 살모넬라 감염으로 인한 장 염증을 효과적으로 완화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염증 유발 물질의 분비를 조절하고 장 점막을 보호하는 작용도 나타났다.

살모넬라균에 의한 장질환 감소율은 89.17%로 기존 항생제인 시프로플록사신의 87.78%보다 높았다.

살모넬라에 감염된 실험용 마우스는 시간이 지남에 따라 체중이 감소했으나 펩타이드를 투여한 처리군에서는 체중이 유지됐다. 살모넬라에 감염된 마우스에서는 염증 반응으로 인해 비장이 비대해졌으나 펩타이드를 투여한 마우스에서는 비장 비대가 관찰되지 않아 염증 반응이 완화된 것으로 확인됐다.

펩타이드를 투여한 실험군의 마우스 분변을 분석한 결과 살모넬라균 수가 유의미하게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살모넬라에 의한 감염성 대장염은 사람과 가축 모두에서 흔히 발생하는 질병이다. 최근 항생제에 내성을 가진 균주의 증가로 치료가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

특히 가축에서는 성장 지연, 사료 효율 저하, 폐사율 증가 등으로 축산 생산성 저하와 방역 비용 증가로 이어지고 있다. 여러 항생제를 함께 사용하는 기존 치료 방법만으로는 한계가 있는 상황이다.

이번 연구 결과는 섬야생생물소재 선진화연구단이 2023년부터 수행하고 있는 '다부처 국가생명연구자원 선진화사업(전문기관 한국환경산업기술원)'을 통해 도출됐다.

박진영 국립호남권생물자원관장은 "이번 연구는 항생제 내성균으로 인해 치료가 어려운 장질환에 대해 새로운 대안을 제시한 의미 있는 성과"라고 말했다.

박 관장은 "인공지능을 활용한 섬·연안 야생생물 유래 펩타이드 발굴은 기존 신약 개발의 한계를 극복할 수 있는 중요한 접근법"이라며 "앞으로 적용 범위를 더욱 넓혀나가고 향후 실용화 가능성에 대비한 추가 연구를 지속할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