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연방대법원에서 40건 이상의 사건을 변론한 저명 변호사가 수천만달러 규모의 포커도박 수입을 숨기고 세금을 탈루한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다고 AP통신이 1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메릴랜드주 연방법원은 SCOTUSblog 공동창립자인 토머스 골드스타인에 대한 탈세 사건 배심원 평의를 앞두고 12일 최종변론을 진행했다. 지난 1월 12일 시작된 이번 재판은 6주간 이어졌다.

검찰은 골드스타인이 2016년 약 5천만달러(약 710억원)의 포커 수입을 올렸지만 세금을 내지 않았으며, 이 중 2천200만달러는 아시아에서 벌어들인 것으로 파악했다고 밝혔다.

숀 베이티 법무부 검사는 최종변론에서 "그는 연방대법원에서 사건을 변론한 가장 똑똑하고 뛰어난 변호사 중 한 명"이라며 "하지만 바보가 아니라 고의적인 탈세범"이라고 주장했다.

베이티 검사는 "교과서적인 탈세 계획이었고 골드스타인은 이를 거의 완벽하게 실행했다"고 덧붙였다.

기소장에 따르면 골드스타인은 수백만달러의 도박 수입에 대한 세금 납부를 회피하고 자신의 로펌 '골드스타인 앤 러셀'의 자금을 도박 빚 상환에 유용했다. 그는 또 도박 빚을 사업 경비로 허위 공제한 혐의를 받고 있다.

그는 2016년부터 2022년 사이 연애 관계를 맺거나 추구한 여성 4명에게 로펌을 통해 부당하게 급여를 지급하고 건강보험을 제공한 혐의도 받고 있다. 이 중 3명은 '슈가대디' 데이트 웹사이트에서 만났으며, 1명은 포커 게임에서 서버 겸 안마사로 일하던 중 만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이들 여성이 실제로는 거의 업무를 수행하지 않았으며, 골드스타인이 급여와 건강보험료를 사업 경비로 처리해 세금을 탈루했다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해 골드스타인은 미국 국세청(IRS) 요원들에게 거짓말을 하고 회계사와 직원, 주택담보대출 기관에 도박 빚을 숨긴 혐의도 받고 있다. 기소장은 그가 2021년 워싱턴DC에서 아내와 함께 새 집을 알아볼 때 1천500만달러의 도박 빚을 주택담보대출 신청서에서 누락했다고 지적했다.

한편 배우 토비 맥과이어가 이번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해 화제를 모았다. 열렬한 포커 플레이어인 맥과이어는 억만장자로부터 도박 빚을 받아내기 위해 골드스타인의 도움을 받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변호인 조너선 크라비스는 정부가 성급한 판단으로 회계사의 "지어낸 이야기"를 "맹목적으로" 받아들였으며 사건을 제대로 조사하지 않았다고 반박했다. 그는 "톰 골드스타인은 무죄"라고 강조했다.

골드스타인도 법정에 출석해 자신을 변호했다. 그는 로펌 직원과 회계사들에게 개인 경비를 정확히 분류하도록 반복해서 지시했다고 주장했다. 2014년 이메일에서 그는 한 직원에게 "우리는 항상 규칙을 완전히 준수한다"고 썼다.

크라비스 변호사는 골드스타인이 로펌 재정에 더 주의를 기울였어야 한다는 점을 알고 있으며 세금 신고서에 "무고한 실수"를 했다는 것을 인정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세금을 속이거나 고의로 허위 진술을 하지 않았다고 배심원들에게 밝혔다.

크라비스 변호사는 "실수는 범죄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검찰은 또 탈세 계획이 다른 도박꾼이 골드스타인에게 속았다고 느껴 2016년 빚에 대해 국세청에 신고하면서 "무너지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골드스타인은 총 16건의 혐의로 기소됐으며, 탈세와 허위 세금 신고서 작성 방조 혐의가 포함됐다.

골드스타인의 변호인단은 지난해 1월 그가 기소되기 직전 법무부 관계자들이 대통령 행정부 교체 전에 서둘러 사건을 제기했다고 비난했다. 기소 10일 전 작성된 변호인 서한은 "범죄를 찾기 위한 이 광범위한 수색은 상당 부분 골드스타인에 대한 개인적 적대감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고 주장했다.

골드스타인은 2000년 대선 소송에서 민주당 앨 고어를 대리한 법률팀의 일원이었으며, 이 소송은 결국 공화당 조지 W. 부시 대통령의 승리로 끝났다. 그는 2023년 은퇴하기 전까지 연방대법원에서 40건 이상의 사건을 변론했다.

2024년 11월 골드스타인은 기소 전 뉴욕타임스 기고문에서 공화당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형사 사건을 종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트럼프가 2024년 대선에서 승리한 후 그는 "이 생각이 동료 민주당원들을 괴롭히겠지만 모든 사건을 포기해야 한다"고 썼다.

검찰은 골드스타인이 최근 뉴욕타임스 매거진에 한 발언도 배심원들에게 들려주길 원했다. 골드스타인은 SCOTUSblog를 함께 만든 아내가 자신의 도박이나 다른 여성들과의 관계에 대해 전혀 몰랐다고 말했다.

그는 저널리스트 제프리 투빈에게 "저는 완전히 별개의 삶을 살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