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가자지구 휴전 협정과 이스라엘의 서안지구 통제 확대를 논의하기 위한 고위급 회의를 17일(현지시간) 개최한다고 AP통신이 보도했다.

이 회의는 당초 18일 열릴 예정이었으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같은 날짜에 평화위원회 회의를 발표하면서 일정이 앞당겨졌다. 양쪽 회의에 모두 참석할 계획인 외교관들의 이동 계획이 복잡해진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유엔 안보리와 트럼프 행정부의 새로운 평화위원회 간 의제 중첩 가능성을 보여주는 신호다. 트럼프의 평화위원회가 글로벌 분쟁 중재를 목표로 하면서 일부 국가에서는 유엔 안보리에 필적하려는 시도가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리야드 만수르 팔레스타인 유엔 대사는 기자들에게 "워싱턴에서든 뉴욕에서든 국제사회가 이스라엘을 저지하고 병합에 대한 불법적 노력을 끝내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영국, 이스라엘, 요르단, 이집트, 인도네시아 등의 외교장관들이 15개 이사국의 월례 중동 회의에 참석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주 다수의 아랍·이슬람 국가들이 일부가 워싱턴으로 향하기 전 가자와 이스라엘의 서안지구 정착촌 프로젝트를 논의해달라고 요청한 바 있다.

트럼프가 의장을 맡을 평화위원회는 원래 가자지구의 미래를 위한 그의 20개 항목 계획을 감독할 소규모 세계 정상 그룹으로 구상됐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이 위원회를 전 세계 분쟁의 중재자로 삼겠다는 야심찬 구상을 밝히면서 주요 동맹국들의 회의론이 제기됐다.

지금까지 20여 개국이 평화위원회 가입 초청을 수락했지만 프랑스, 독일 등 미국의 긴밀한 파트너들은 아직 참여하지 않았다. 이들 국가는 대신 대대적인 개혁과 예산 삭감을 겪고 있는 유엔에 대한 지지를 재확인했다.

마이크 월츠 유엔 주재 미국 대사는 13일 보수 라디오 진행자 휴 휴이트와의 인터뷰에서 평화위원회 구성에 대한 우려를 일축했다. 그는 하마스 지도부와 접촉하고 있는 카타르와 이집트를 포함해 가장 관련성 높은 국가들이 초청을 수락했다고 말했다.

월츠 대사는 "그 모든 국가들이 평화위원회에 있으며 미국과 같은 입장을 취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안보리 회의는 15개 이사국 중 미국을 제외한 거의 모든 회원국과 수십 명의 외교관들이 만수르 팔레스타인 대사와 합류해 성명을 낭독한 다음 날 열린다. 이 성명에서 80개국과 여러 조직을 대표해 이스라엘의 서안지구 최근 조치를 규탄하고 즉각 철회를 요구하며 "모든 형태의 병합에 대한 강력한 반대"를 강조했다.

이스라엘 에너지부 장관 엘리 코헤은 이스라엘이 추진 중인 서안지구 토지 규제 절차가 "사실상의 주권"에 해당하며 팔레스타인 국가 수립을 막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스라엘 유엔 대표부는 17일 회의에 대한 논평 요청에 즉각 응답하지 않았다.

분노한 팔레스타인과 아랍 국가들, 인권단체들은 이러한 조치를 약 340만 명의 팔레스타인인들이 거주하며 미래 국가 건설을 희망하는 영토에 대한 불법 병합이라고 비난했다.

유엔 회의에서는 2년 이상 지속된 이스라엘과 하마스 간 전쟁 끝에 지난 10일 발효된 미국 중재 휴전 협정도 심도 있게 다뤄질 예정이다. 현재 안보리 의장국인 영국은 이번 회의에서 로즈메리 디카를로 유엔 정치담당 사무차장과 이스라엘·팔레스타인 시민사회 대표들이 브리핑할 것이라고 밝혔다. 10월 7일 공격 이후 시민사회 대표들이 참여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휴전 협정의 일부 사항은 진전을 보이고 있다. 하마스가 억류했던 모든 인질을 석방했고 가자지구로 들어가는 인도적 지원 물량도 늘었다. 다만 유엔은 지원 수준이 여전히 불충분하다고 밝혔다. 가자지구의 일상 업무를 관리할 새로운 기술관료 위원회도 임명됐다.

하지만 가장 어려운 단계들이 남아 있다. 국제 안보군 배치, 하마스 무장해제, 가자지구 재건 등이 과제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주 평화위원회 회원국들이 가자 재건을 위해 50억 달러를 약속했으며 영토 안정화와 경찰 임무를 위한 국제 병력에 수천 명의 인력을 투입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세부 사항은 제공하지 않았다.

인도네시아군은 가자지구 인도주의 및 평화 임무의 일환으로 6월 말까지 최대 8천 명의 병력이 배치될 준비를 갖출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