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경찰이 미국 법무부의 제프리 엡스타인 수사 문건에서 드러난 잠재적 범죄 혐의에 대한 조사에 착수했다. AP통신이 1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영국 전역 경찰 지도부를 총괄하는 전국경찰청장협의회(NPCC)는 지난달 말 공개된 300만 쪽 이상의 문서를 검토하기 위해 전국 조정 그룹을 구성했다고 12일 밝혔다.
협의회는 성명에서 "문서의 방대한 양과 국제 관할권의 복잡성으로 인해 시간이 걸릴 수 있다"면서도 "경찰과 법 집행 파트너들은 이 문제를 매우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으며 모든 정보를 철저히 평가할 것"이라고 밝혔다.
협의회는 조사에 참여하는 경찰청을 구체적으로 명시하지 않았다. 다만 최소 8개 경찰청이 문서 속 정보를 평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조사 내용은 엡스타인의 전용기가 성매매 알선에 사용됐을 가능성부터 앤드루 왕자가 영국의 국제무역 특사로 재직 중 기밀 보고서를 엡스타인에게 보냈다는 혐의까지 다양하다.
서리주 경찰은 이날 문서에 1994년부터 1996년 사이 버지니아 워터 마을에서 발생한 성매매 알선 혐의가 포함돼 있다고 밝혔다. 경찰은 혐의자나 피해자에 대한 세부 사항은 공개하지 않았다.
서리주 경찰은 성명에서 "관련성이 있는 경우 전국 조정 그룹을 통해 우리의 조사를 뒷받침할 추가 정보에 접근하기 위해 법 집행 기관과 협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경찰은 또 이 범죄에 대한 정보를 가진 사람들의 제보를 요청했다.
엡스타인 스캔들은 최근 몇 달간 영국 왕실과 정치권을 뒤흔들고 있다. 엡스타인과 앤드루 왕자(현재 앤드루 마운트배튼-윈저로 알려짐), 그리고 피터 맨델슨 전 주미 영국 대사 간의 연결고리 때문이다.
찰스 3세 국왕은 지난해 10월 엡스타인과의 지속적인 친분 관계 폭로로부터 왕실을 보호하기 위해 동생인 앤드루 왕자의 왕족 칭호를 박탈했다. 여기에는 왕자로 불릴 수 있는 권리도 포함됐다.
키어 스타머 총리 역시 문서 공개 이후 압박에 직면했다. 문서에서 맨델슨이 엡스타인과 알려진 것보다 더 긴밀한 관계를 유지했던 사실이 드러났기 때문이다.
스타머 총리가 그를 주미 대사로 임명한 것에 대해 판단력 부족 비판이 제기됐다.
일각에서는 이번 조사가 영국 정계 및 재계 고위층의 엡스타인 연루 의혹을 본격적으로 다룰 계기가 될지 주목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