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에너지기구(IEA)가 이란 사태로 흔들리는 글로벌 석유 시장을 안정화하기 위해 비상 비축유 방출 카드를 만지작거리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은 3일(현지시간) IEA가 작성한 문서를 인용해 이같이 보도했다. 해당 문서에 따르면 IEA 회원국들은 10억 배럴 이상의 비상 비축유를 보유하고 있다. 이들은 시장 혼란 시 이를 방출할 준비를 마쳤다.
파티 비롤 IEA 사무총장은 이날 회원국 정부와 긴급회의를 소집했다고 밝혔다. 중동 사태가 에너지 안보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한 조치다.
회의에 참석한 국가들은 최악의 상황에 대비한 계획 수립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들은 추가적인 피해 규모 파악을 요청했다. 아울러 필요할 경우 비축유 방출을 포함한 공동 대응 조치를 신속하게 가동하기로 뜻을 모았다.
IEA는 지난 2일 작성된 문서에서 중동 지역의 석유 생산 자체는 전쟁의 영향을 크게 받지 않았다고 진단했다. 다만 호르무즈 해협을 통한 원유 운송과 액화천연가스(LNG) 생산은 상당한 타격을 입었다고 분석했다.
현재 시장의 원유 공급량은 충분한 상태다. 구체적인 비축유 방출 계획은 아직 확정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IEA는 지난 35년 동안 총 다섯 차례에 걸쳐 비축유를 방출한 바 있다. 1991년 걸프전과 2022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당시가 대표적이다.
글로벌 원유 시장의 불안감은 고조되고 있다. 미국과 이스라엘은 이란에 대한 공세를 강화하고 있다. 아랍에미리트(UAE)의 주요 저장 시설에서는 화재가 발생해 에너지 인프라 훼손 우려가 커졌다. 이에 따라 이날 원유 선물 가격은 2024년 7월 이후 처음으로 배럴당 85달러를 넘어섰다.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주요 산유국 간 협의체인 오펙플러스(OPEC+)는 지난 1일 소폭의 증산에 합의했다. 사우디아라비아 등 주요 산유국은 수출 물량을 늘렸다. 하지만 시장의 불안을 잠재우기에는 역부족인 상황이다. 특히 호르무즈 해협의 선박 운항 중단이 원활한 원유 공급을 가로막고 있다.
이라크는 호르무즈 해협 사태로 유조선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에 따라 중동 내 원유 생산량 2위인 이라크는 일부 생산량을 줄여야 하는 처지에 놓였다.
IEA 회원국은 미국과 독일, 일본 등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소속 32개국으로 구성된다. 이들은 석유 순수입량의 90일치에 해당하는 비축유를 의무적으로 보유해야 한다.
한편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는 당장 국가 비상 비축유를 방출할 계획은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