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 지역의 무력 충돌로 호르무즈 해협을 통한 원유 운송이 차단되면서 중국 주요 정유사들이 잇따라 설비 가동을 중단했다.

3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사우디아라비아 국영 석유회사 아람코가 지분을 보유한 중국 저장석유화학(ZPC)과 푸젠정유석유화학(FREP)이 원유 정제 설비 가동을 멈췄다. 이번 조치는 미국과 이스라엘이 이란과 벌이는 전쟁의 영향이다. 이 전쟁으로 전 세계 원유 공급량의 20%가 통과하는 호르무즈 해협의 선박 운항이 거의 끊겼기 때문이다.

ZPC는 하루 20만 배럴을 처리하는 설비의 가동을 중단하고 유지보수 일정을 앞당겼다. ZPC 관계자는 "당초 3~4월쯤으로 예정했던 유지보수를 현재 상황을 고려해 앞당겼다"고 밝혔다. 이번 한 달간의 유지보수로 전체 처리량은 20%가량 감소할 예정이다. ZPC는 하루 80만 배럴의 정제 능력을 갖춘 중국 최대 규모 정유사 중 하나다.

FREP 역시 하루 8만 배럴 규모의 원유 정제 설비 가동을 무기한 중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케이플러 해운 데이터에 따르면 FREP는 지난해 해상으로 들여온 원유의 95%에 달하는 하루 18만 배럴을 호르무즈 해협을 통해 수입했다.

중국은 세계 최대 원유 수입국으로 전체 수입량의 절반가량을 중동에 의존하고 있다. 쑨자난 에너지애스펙츠 애널리스트는 "중동 지역의 해운 물동량이 멈춰 서면서 중동 공급에 의존하는 중국 정유사들이 예방적 차원에서 가동을 최대 20%까지 줄일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ZPC는 아람코와 하루 48만 배럴의 원유를 20년간 공급받는 계약을 맺고 있다. 볼텍사 추산에 따르면 ZPC의 전체 원유 구매량 중 중동 지역이 차지하는 비중은 75~80%에 달한다.

다만 중국 내 독립 정유사들은 단기적인 공급 차질을 견딜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무역업계 관계자들은 지난 2월 이란과 러시아산 원유 수입량이 기록적인 수준을 보였고 정부의 비축량도 충분해 당장의 혼란은 방어할 수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