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적으로 은행 정기예금 대신 유동성이 보장되는 스테이블코인으로 자금이 이동하고 있다.
가상자산 전문 매체 비인크립토는 3일(현지시간) 지난해 9월 기준 글로벌 스테이블코인 공급량이 전년 동기 대비 75% 증가한 3000억달러(약 432조원)를 넘어섰다고 보도했다.
이러한 변화의 핵심 원인은 유동성 확보에 있다. 전통적인 은행 예금은 이자를 받기 위해 일정 기간 자금을 묶어두거나 중도 해지 시 위약금을 내야 한다. 반면 온체인 수익 창출 상품은 수수료 없이 언제든 자금을 출금할 수 있다.
제이미 엘칼레 비트겟 월렛 최고마케팅책임자(CMO)는 "은행에서는 자금을 1~12개월까지 의무적으로 예치해야 하지만 온체인 환경에서는 이러한 제약이 없다"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테더(USDT) 등을 예치하는 비트겟 월렛의 수익 창출 상품은 분기별 가입액이 2억달러(약 2880억원)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초보다 10배 급증한 수치다.
거시 지표에서도 스테이블코인의 성장세가 확인된다. 스탠다드차타드는 오는 2028년까지 스테이블코인 시장 규모가 2조달러(약 2880조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모건스탠리는 스테이블코인 발행사들이 보유한 미국 국채 규모를 1820억달러(약 262조800억원) 수준으로 파악했다.
특히 인플레이션이 심각한 신흥국을 중심으로 수요가 집중되고 있다. 모건스탠리 자료를 보면 튀르키예는 2024년 한 해 동안 630억달러(약 90조7200억원) 규모의 국경 간 스테이블코인 결제를 처리했다. 아르헨티나와 나이지리아 등 자국 통화 가치가 급락한 국가에서도 스테이블코인이 주요 저축 수단으로 자리 잡은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각국의 규제 환경은 변수로 작용한다. 미국은 지난해 제정한 지니어스 법안을 통해 규제 준수 스테이블코인 발행사의 직접적인 수익 지급을 금지했다. 유럽연합(EU) 역시 가상자산법(MiCA)을 도입해 스테이블코인 발행사에 대한 포괄적인 규제를 시행하고 있다.
